檢 ‘말뚝테러’ 일본인 범죄인 인도청구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5일 05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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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일본인 통해 현지 검찰 고소도 추진"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에 이른바 '말뚝 테러'를 자행한 일본인에 대한 고소 사건과 관련, 검찰이 이 일본인을 데려오기 위해 강제력 있는 법적 대처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이성희 부장검사)는 국내에서 물의를 일으킨 뒤 본국으로 돌아간 일본인 스즈키 노부유키(47) 씨에 대해 일본 정부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하는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예전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한 사건에 어떤 것이 있는지 검토하면서 (말뚝테러 사건의) 처리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2년 체결된 한·일간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르면 양국 법률에 의해 사형·종신형 또는 1년 이상의 자유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범죄는 인도 청구의 대상이 되며 양국이 특정 범죄행위를 같은 죄로 규정하는지 여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스즈키 씨는 지난 6월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맞은편에 세워진 일본군 위안부 평화비(소녀상) 옆에 한글로 '타캐시마는 일본땅', 일본어로 '다케시마(竹島·일본에서 독도를 부르는 단어)'라고 적힌 말뚝을 놓고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했다.

이에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 사는 김순옥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0명이 지난달 스즈키씨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했으며, 검찰은 지난달 18일 이용수 할머니 등을 불러 고소인 조사를 마쳤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소인이 일본 국적이어서 무리하게 수사를 할 수는 없다"면서도 "인도요청을 하게 되면 일본 정부의 협조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스즈키 씨를 국내에서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놓고 여러 방향으로 법적 검토를 해왔다.

한편, 나눔의 집과 위안부 피해자들의 대리인을 맡은 박선아 변호사는 국내에서 스즈키 씨를 사법처리하기 힘들 경우에 대비해 향후 일본 현지 사법당국에 직접 고소·고발해 처벌받게 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 변호사는 "검찰이 스즈키 씨를 엄벌하기 위해 유사 사례를 참고하며 고민하고 있지만, 일본 당국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어려울 수도 있다"며 "뜻을 함께하는 일본인들을 통해 이달 말쯤 스즈키 씨를 현지 검찰에 고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즈키 씨는 말뚝 테러를 하고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자신의 행동이 논란을 일으키자 지난달 한 국내 언론에 "지인을 통해 말뚝 4개를 한국으로 보냈다", "내가 안 되면 다른 사람이 할 수도 있다"고 밝히는 등 추가 테러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편, 스즈키 씨는 말뚝 테러 사건 직후 한국 국민에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있고 국민 감정이 좋지 않다는 점 등을 사유로 입국금지 조치된 상태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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