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한글과 길을 걷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6일 03시 00분


서울시 경복궁~세종대왕 생가터 등 광화문 일대 한글 스토리텔링 거리 꾸미기로

서울 광화문광장 지하 2층에 있는 ‘세종이야기’ 전시관. 서울시는 한글을 체험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거리인 ‘한글 가온길’과 함께 ‘세종이야기’를 포함해 한글의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는 ‘한글 나들이길’도 조성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동아일보DB
서울 광화문광장 지하 2층에 있는 ‘세종이야기’ 전시관. 서울시는 한글을 체험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거리인 ‘한글 가온길’과 함께 ‘세종이야기’를 포함해 한글의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는 ‘한글 나들이길’도 조성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동아일보DB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3길 한글학회에서 통인동 자하문로 세종대왕 생가터(준수방 잠저)까지 ‘한글가온길’이 조성된다. 한글을 체험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거리다. 한글이 창제된 경복궁, 한글학회, 주시경 선생 집터, 세종대왕 동상 등 한글과 관련된 시설이 모여 있는 이 일대를 한글 문화관광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의도다.

5일 서울시는 “한류문화의 확산과 함께 한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한글(세종)의 향취와 역사를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한글가온길 특성화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온’은 중간 혹은 가운데를 의미하는 순우리말이다. 한글가온길은 총 1.8km 길이로 조성되며 이 가운데 새문안교회 옆 한글학회에서 경찰청까지 새문안로3길과, 세종문화회관 뒷길인 세종대로23길 등 932m를 시범구간으로 정하고 기본설계에 들어갔다.

현재 시범사업 구간은 군데군데 보행로가 끊어져 있고, 무질서한 옥외광고물이 난립해 있어 걷기 좋은 거리로서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가로변에 한글쉼터를 조성하고 곳곳에 한글 전시물과 예술품을 설치하는 등 볼거리를 만들기로 했다. 가로등 안내판에도 통합디자인을 도입하고 영어를 많이 쓰고 있는 옥외광고물도 점차 한글로 바꿀 계획이다.

또 새문안로3길 시작 지점에는 일제강점기 한글 연구와 보급을 계속한 국어학자 주시경 선생과, 최초의 한글 교과서 ‘사민필지’를 만든 호머 헐버트 박사를 기념하는 공간도 조성할 계획이다. 세종대왕 생가터 주변에서 외국인이 1박 2일을 지내며 한글을 배우는 한글홈스테이(한글사랑방) 사업도 추진한다.

한글가온길이 만들어지면 한글을 창제하고 지켜 온 역사를 되짚어 보는 ‘한글나들이길’도 조성한다. 경복궁을 출발해 조선어학회 선열 추모탑, 세종이야기, 세종로공원 한글글자마당 등을 지나 한글학회, 주시경 선생 집터 및 기념 공간, 세종대왕 생가터까지 둘레길 같은 탐방코스가 이어진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한글 역사를 체험하고 풍부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도록 이 길에 스토리를 입히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글가온길은 ‘한글 마루지(랜드마크를 뜻하는 우리말 조어) 종합계획’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1월 세종대로 광화문∼세종로 사거리 주변인 내수·통인·적선·세종로동 일대 47만m²(14만2424평)를 ‘한글 마루지’로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라 지난해 세종로 공원 내에 한글로 조합 가능한 1만1172자를 돌에 새긴 한글글자마당을 조성했다. 이어 일제강점기에도 한글을 지켜 낸 조선어학회 33인을 기리는 추모탑을 광화문 열린시민광장에 세울 계획이다. 이 외에도 △한글특화광장 조성 △유네스코 문해상 시상식 유치 △훈민정음 반포식 재현 △세종대왕 생가터 복원 △한글 공예창작촌 건립 △한글 관련 산업 및 상업시설 유치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영석 서울시 균형발전과장은 “케이팝(K-pop·한국대중음악) 등 한류문화 저변에 깔려 있는 한글의 역사와 과학성 및 우수성을 알리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려는 것”이라며 “외국 관광객들에게 한국 문화를 이해시키고, 국민에게 한글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한글#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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