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군에 사는 김병수 군(중3·15)은 올 초 새 전셋집으로 이사했다. 김 군은 형(고2·17)과 단둘이 쓰러져 가는 초가집에서 살고 있었으나 어린이재단 전남지역본부가 전세금을 지원해줘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어린이재단은 담양지역 다른 아동 7명에게도 학원비와 교재비를 지원했다. 근육병으로 고통받는 담양지역의 한 아동에게는 치료비를, 생계비 지원이 절실한 아동 17명에게는 생계지원비도 전달했다.
어린이재단이 담양지역 어린이들에게 지원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지역 한 식당의 지속적인 기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담양군 봉산면 떡갈비 한정식집 ‘담양애꽃’은 지난해 12월부터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 매출액의 절반을 어린이재단 전남지역본부에 기부하고 있다. 박영아 대표(38·사진)는 7개월 동안 1370만 원을 어린이재단에 기부했다.
3년 전 문을 연 담양애꽃은 주변 식당과 다른 점이 많다. 이 식당은 음식가격이 평일과 주말이 다르다. 떡갈비 한정식이 평일에는 9000원, 주말에는 1만1000원이다. 또 330m²(약 100평) 넓이에 30개 좌석이 있는 담양애꽃은 종업원이 20명이다. 같은 규모의 식당이 종업원 12∼14명을 쓰는 것에 비하면 인력이 40∼50% 많다. 종업원들에게는 흑자가 난 만큼 성과급을 지급한다. 박 대표는 “고용창출 차원에서 종업원을 더 많이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무안군이 고향인 박 대표는 2006년부터 담양에서 식당을 운영했다. 식당 운영을 하기 전에는 화물차 운전사나 농산물 유통 등을 했다. 박 대표는 “나만 배불리 잘 먹는 것보다 함께 더불어 먹었을 때 비로소 배부른 것”이라며 “담양애꽃을 찾은 손님들과 함께 작은 기부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박 대표와 뜻을 함께하려는 담양지역 동료들도 차츰 생겨났다. 지역사회에서 소외된 아이들에게 희망의 빛을 전해주는 기부활동에 동참하는 공무원, 자영업자 등이 5월경 모임을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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