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산촌유학 명소 양양 “아 옛날이여”

  • 동아일보

3곳중 1곳 타지 이전… 1곳은 사실상 문닫아

강원 양양군 서면 상평초등학교 공수전분교는 2009년 갑자기 전학생이 늘어 폐교 위기에서 벗어났다. 마을에 산촌유학센터가 들어서면서 2명이던 학생 수가 20명으로 늘어난 것. 도시에서 살다가 산촌유학을 온 학생들은 센터가 임대한 건물에서 생활하며 공수전분교에 다녔다. 아이들이 늘어나자 썰렁하던 마을에도 활기가 넘쳤다. 마을 주민은 아이들과 자매결연을 하고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하는 등 친손주처럼 대했다.

그러나 3년 만에 공수전분교는 다시 폐교를 걱정하고 있다. 올해 1월 산촌유학센터가 전북 장수군으로 터전을 옮긴 것. 개울과 도로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학부모들의 요구에 따라 이전을 결정했다. 산촌유학 학생들이 빠져나가면서 지난해 20명이 넘던 공수전분교 학생수는 올해 4명으로 줄었다. 교사도 4명에서 2명으로 감소했다. 특히 학생 4명 가운데 6학년이 2명이어서 이들이 졸업하면 내년에는 입학 대기자 1명을 포함해 학생은 3명이다. 강원도교육청의 학교 통폐합 대상 기준은 본교 15명, 분교장 5명 이하다. 김진원 공수전분교 교사는 “갑자기 학생이 줄어 마을 자체가 썰렁해졌다”며 “지역 주민들도 통폐합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양에서는 공수전리의 철딱서니학교, 현북면 어성전2리의 고마리작은학교, 현남면 하월천리 더채움학교 등 3곳에서 산촌유학센터가 운영돼 산촌유학 명소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철딱서니학교가 안전을 이유로 타지로 옮겼고 11명의 학생이 있던 더채움학교는 운영상의 문제로 학생이 1명도 남지 않아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다. 고마리학교만이 초교생 25명, 중학생 5명 등 30명의 학생으로 운영되고 있다.

산촌유학센터 유치에 공을 들여온 양양군도 난처한 입장이다. 양양군은 지난해 2개 센터에 6000여만 원의 운영비를 지원했다. 그러나 산촌유학센터가 내외부적 요인으로 2곳이나 감소해 앞으로는 센터 유치에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상평초등학교#공수전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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