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자살하려던 父 “죽기 전에 부자집 털어 딸 주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0일 13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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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로 자살을 결심했다가 죽기 전에 부자집 아파트를 털어 자식들에게 돈을 주려던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고 노컷뉴스가 10일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2004년 이혼을 한 뒤 건설현장 근로자로 일하던 박모(43) 씨는 혼자 초등학생 두 명의 딸을 힘들게 양육해왔다. 딸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생활고에 시달린 박모 씨는 생활비를 충당하려고 올해 초 6곳에서 사채 1400만원을 빌렸다.

이후 사채업자의 빚 독촉이 시작됐다. 박모 씨는 사채를 갚기 위해 자신의 신장을 2억원에 팔기로 하고 장기매매 브로커에게 검사비용 등 200만원을 줬다가 사기만 당했다.

결국 지난 달 17일 박 씨는 두 딸을 오산에 남긴 채 사채업자들을 피해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동서울 터미널 주변 찜질방을 전전하며 해결책을 찾다 차라리 한강에 투신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박 씨는 갑자기 마음을 바꿔 먹었다. 인터넷을 검색하다 '부자 아파트를 털어 수천 만원 훔쳐'라는 기사를 보게됐기 때문.

박 씨는 죽기 전에 부자 아파트나 크게 한 탕 털어 딸들에게 돈이라도 물려주고 죽어야겠다는 생각에 범행을 저지르기로 결심했다. 같은 달 19일 박 씨는 인터넷으로 서울의 부자 아파트를 검색했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W 아파트를 대상으로 정했다. 낮에 두 차례에 걸쳐 현장 답사도 했다.

박모 씨는 밤 10시 30분경 아파트 외곽 비상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올라가 새벽까지 기다리다 새벽 3시 40분쯤 옥상 난간에 로프를 묶고 열린 창문을 통해 아파트 최상층 가정집으로 내려갔다.

인기척에 집 주인 정모(53·여) 씨가 깨 범행이 발각되자 흉기로 집주인을 위협하고 밧줄과 청테이프로 몸을 묶었지만 정 씨가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나가 소리를 질러 박 씨의 범행은 미수에 그치고 말았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가정집에 침입해 피해자를 흉기로 위협하고 금품을 훔치려 한 혐의로 박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박 씨가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다시 사회에 나온 뒤에는 아이들과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후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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