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이 드레퓌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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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진영 공동집필 책 발간
“조작된 여론에 굴복한 판결 2억 건넨 건 칭송받을 일”… 대법 판결 앞두고 여론몰이

“1심과 항소심 재판부가 사건의 진실을 확인하고도 조작된 여론에 굴복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기득권 세력에 굴복하더라도 많은 시민이 진실을 공유한다면 프랑스 드레퓌스 사건처럼 나중에 그 잘못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박동천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최근 출간된 ‘곽노현 버리기’라는 책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이 책은 박 교수를 포함한 23명이 공동집필했다. 대부분 곽노현 서울시교육감과 가까운 인물이어서 대법원 확정판결을 앞두고 여론을 우호적으로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박 교수는 곽 교육감의 선거법 위반사건을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집필진에는 2010년 선거 당시 박명기 후보와의 단일화를 이끌며 곽 교육감 당선에 결정적으로 공헌한 함세웅 신부와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주도한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그리고 선거 캠프 사무장, 시교육청 정책보좌관이 포함됐다.

박 교수는 “종교적인 의무감에 따라 박명기 씨에게 2억 원을 건넨 곽 교육감은 칭송의 대상”이라며 “보수진영의 강한 공격에 일부 진보진영 인사마저도 정치적인 이유로 곽 교육감을 버렸다”고 주장했다. 다른 필자들도 곽 교육감을 ‘착한 사마리아인’ ‘법보다 앞서는 도덕을 실천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교육감 비서실의 신동진 정책보좌관은 검찰 기소장을 “검찰이 자의적인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고 맹목적으로 집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곽 교육감은 1심에서 벌금 3000만 원, 2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지만 최근 펴낸 자전 에세이집 ‘나비’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미숙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상임대표는 “무죄를 주장하는 책의 잇따른 출간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여론을 몰아가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 드레퓌스 사건 ::

19세기 말 프랑스에서 유대인인 알프레드 드레퓌스 대위가 독일 간첩으로 몰렸다가 12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은 사건.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곽노현#드레퓌스#곽노현 버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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