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구매 알선 대가로 거액의 수수료를 챙겨오다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된 ‘문성실의 이야기가 있는 밥상’ ‘베비로즈의 작은 부엌’ ‘요안나의 행복이 팍팍’ ‘마이드림의 행복한 요리’ 등 네이버 파워블로그 운영자들이 다시 왕성하게 홍보성 블로그 활동을 하고 있다. 뒷돈을 받고 제품을 홍보해 문제가 됐던 공동구매도 재개됐고 홍보성 짙은 포스팅도 여전했다.
지난해 적발된 파워블로그 운영자 가운데 대표적인 이 4명은 공동구매 상품을 자신이 평소 즐겨 써오던 것이라고 홍보하면서 가격과 판매 홈페이지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누리꾼들을 해당 업체 홈페이지로 연결해 2010년 7월부터 1년간 총 262억 원어치를 팔았다. 판매실적의 2∼10%를 수수료로 받고도 대가성 뒷돈이 오갔다는 사실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쳤다.
이 같은 방식으로 8억 원 이상을 수수료로 받아 가장 큰 수익을 올린 문성실과 5500만 원을 받은 요안나는 과태료만 물고 계속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두 블로그에는 최근까지도 이전과 동일한 방식의 공동구매 및 제품 홍보성 글이 활발하게 올라오고 있다.
특히 문성실은 올해 3월 비난 여론이 잠잠해지자 슬며시 공동구매를 재개했다. 공동구매 게시판에는 일주일에 한 번꼴로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소개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공동구매 유도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공정거래위원회 가이드라인에 따라 대가성 상품 안내 포스팅임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안내글귀는 20여 장의 사진과 홍보글을 모두 읽고 나서야 글 가장 하단에서 발견할 수 있다. 끝까지 자세히 읽지 않으면 못 보고 지나칠 수 있다. 그마저도 원문보다 작은 글씨로 적혀 있어 눈에 쉽게 띄지 않았다.
요안나 역시 지난해 11월 짤막한 사과문만 올리고 열흘 뒤부터 블로그 활동을 재개했다. 블로그 내 ‘알뜰구매’ 코너에서는 이달 들어서만 다섯 건의 공동구매가 진행되고 있는데 ‘수수료가 있는 홍보성 포스트입니다’라는 문구는 역시 포스팅 맨 하단에 적혀 있다.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오존살균세척기를 팔다 적발된 베비로즈는 지난해 7월 사실상 폐쇄했던 블로그를 올해 2월 다시 열었다. 베비로즈 측에 환불과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소송을 벌이고 있는 살균세척기 구매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비난 여론이 들끓는 상황. 베비로즈 피해자 6000여 명은 온라인상에 대책 카페를 만들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 카페 회원인 ID into******은 ‘그동안 잠잠하더니 과태료 500만 원만 물고 다시 슬슬 나오고 있다. 뻔뻔하고 이기적이다’라고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파워블로거지’들이 다시 성황리에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걸 보니 황당하다”라며 “추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공정거래위원회와 네이버가 더 적극적으로 감시 감독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이들을 관리 감독해야 할 네이버는 메인화면 오픈캐스트 노출 서비스를 이들 문제 블로그에도 여전히 제공하고 있다. 오픈캐스트는 사용자가 특정 블로그를 구독신청하면 로그인 직후 뜨는 네이버 첫 화면에 해당 블로거의 글이 소개되는 방식이다. 현재 문성실의 오픈캐스트는 4만4507명이, 베비로즈의 오픈캐스트는 4만1770명이 각각 구독하고 있다. 물론 이들은 스스로 구독을 신청한 것이지만 대부분의 누리꾼이 탈퇴 절차를 별도로 밟는 데 소홀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포털 운영자 측이 문제가 된 블로그는 오픈캐스트 제공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 측은 “문제가 됐던 블로거들의 오픈캐스트는 구독자를 제외하고는 사용자의 네이버 메인 화면에 노출되지 않도록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