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사진)이 ‘도시외교’를 앞세워 서울시의 행정체계를 적극 수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남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박 시장은 2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시 행정체계 수출을 위한 전담 기구를 설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박 시장은 “상수도 시스템이나 지하철, 전자정부 분야에서 축적된 서울시의 경험은 우리만 갖고 있기에는 아까운 자산”이라며 “도시 운영 경험을 수출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국제협력과 외의 다른 기구와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세계 도시 연구센터를 만들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빠르게 성장하는 제3세계 국가의 글로벌 기업 아시아본부 유치도 본격화하기로 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를 기후변화 부문에서 세계적인 롤모델 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올해 기후변화세계시장협의회 의장으로 선출된 것을 계기로 기후변화 분야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며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을 비롯해 서울을 생물다양성 도시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울을 대표할 수 있는 식물원이나 수목원을 만들기 위해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남미 출장 기간이던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 전체 부서에 종 다양성 노력을 강제하는 기술적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박 시장의 발표에 일부에선 “지나치게 추상적인 개념만 언급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아직 구상단계에 머물고 있는 사업만을 말했을 뿐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지 않았냐는 것. 익명을 요구한 서울시 관계자는 “오세훈 전 시장 시절 ‘디자인 서울’을 만들겠다며 전 부서가 관련 사업을 구상했다가 대부분 물거품이 돼 예산 낭비가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며 “생태도시 만들기 역시 후임 시장이 와서 타당성이 없다고 보고 뒤엎는 일이 반복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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