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성취도평가 그렇게 반대했지만… 안본 학생 131명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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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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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안과 밖 서울 서대문구 미동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26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치르고 있다(왼쪽). 미응시자는 15개 시도에서 131명에 그쳤다. 시험을 거부하고 체험학습을 위해 충청도에서 올라온 학생과 학부모는 북촌한옥마을을 찾았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교실 안과 밖 서울 서대문구 미동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26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치르고 있다(왼쪽). 미응시자는 15개 시도에서 131명에 그쳤다. 시험을 거부하고 체험학습을 위해 충청도에서 올라온 학생과 학부모는 북촌한옥마을을 찾았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진보성향 교육감과 교원단체의 거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가 26일 차분하게 실시됐다.

미응시자가 131명(전북은 집계 중이라 제외)으로 전체의 0.007%에 그치고 지난해(190명)보다 줄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의 주장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서 외면 받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학업성취도평가는 학생의 학업수준을 확인하고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2008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은 국어 영어 수학, 중학교 3학년은 여기에 사회 과학을 더 본다.

전교조 등은 경쟁교육을 조장한다며 시험에 반대해 왔는데 올해는 진보교육감이 있는 전북만이 시험을 치르지 않는 학생을 위해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하라고 공문을 보냈다. 강원과 전남은 ‘시험 취지를 설명해도 거부하면 별도 장소에서 대체 프로그램을 제공해라. 하지만 무단결석 또는 무단결과 처리된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전북을 제외하고 15개 시도에서 체험학습에 참가하거나 등교 후 시험을 거부한 학생이 경남 29명, 경기·전남 24명씩, 서울 17명 등 131명이라고 밝혔다. 무단조퇴한 뒤 체험학습에 참여해 징계 대상인 교사는 충북 지역에서 4명이었다.

미응시자는 진보교육감이 처음 나온 2010년에 436명이었지만 꾸준히 줄고 있다. 시험 거부 학생을 결석 처리하고 교사는 중징계한다는 교과부의 방침에다 평가의 취지를 이해하는 학생 학부모 교사가 늘어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체험학습 현장은 썰렁했다. 일제고사반대시민모임이 이날 오전 9시 반 서울 종로구 북촌한옥마을에서 개최한 체험학습에는 당초 추정 인원(40여 명)보다 적은 17명이 참석했다. 그나마도 시험 대상자인 초등학교 6학년은 9명뿐이고 나머지는 3∼5학년이었다. 김태정 집행위원장은 “학부모들이 무단결석 처리를 부담스러워한다”고 했다.

한편 전교조 소속 교사와 학부모 등 300여 명은 이날 교과부에 ‘일제고사 폐지’ 서명서를 민원으로 접수시킨 뒤 정부중앙청사 후문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는 경쟁을 강화해 교육을 황폐화시켰다. 2013년 교육체제를 전환하는 데 전교조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25일에는 전교조 위원장 출신의 정진후 통합진보당 의원이 ‘일제고사 폐지를 위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대해 경기 A초등학교 교장은 “내 학생과 자녀의 객관적 성취도를 알고 싶은 건 당연한 건데, 목소리 큰 자들이 대선을 앞두고 정치 공세를 펼쳐 교사와 학생이 휘둘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전교조#일제고사#체험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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