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빛고을, 아프리카에 작은 빛이 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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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모기장 성금 1억 유엔 전달
학용품-건축사업 기부 잇달아

‘아프리카에 꿈과 희망을….’

세계 인권도시를 지향하는 광주에서 헐벗고 굶주린 아프리카에 사랑을 전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아프리카에 모기장 보내기 운동으로 모은 1억 원이 건네졌고 고교 동문회가 아프리카 학교 건립에 정성을 보태는 등 광주의 ‘아프리카 사랑’이 민들레 홀씨처럼 퍼지고 있다.

광주시는 4월 한 달간 주요 관공서와 역, 터미널, 도심 거리에서 아프리카에 모기장 보내기 운동을 벌여 1억 원의 성금을 모았다. 성금은 지난달 15∼18일 광주에서 열린 ‘세계인권도시포럼’에서 유엔 관계자에게 전달됐다. 모기장(Net·그물)을 가리키는 ‘Nets Go! 아프리카’란 이름의 캠페인에는 시민 3만여 명이 동참했다. 이경률 광주시 인권담당관은 “살충모기장 한 장이면 아프리카 4인 가족이 5년 동안 말라리아로부터 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중컨벤션센터는 봉사와 희생을 온몸으로 실천한 고(故) 이태석 신부를 기리며 아프리카 수단에 학용품을 보내는 ‘기브 미 어 펜(Give me a pen)’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 달 동안 모은 연필과 볼펜, 연습장 등 학용품을 최근 사단법인 수단어린이장학회에 전달했다. 김대중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캠페인 소식이 알려지면서 광주시교육청, 동신중, 전남대 의대 등 광주 지역은 물론이고 서울, 강원, 대전, 울산 등 전국 곳곳에서 개인 또는 학교 단위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광주 살레시오 중·고 총동문회(회장 정균표)도 아프리카 청소년들을 위해 작은 정성을 보탰다. 총동문회는 남수단에서 빈민층 구제를 위해 힘쓰다 지난달 ‘살레시오 벗들의 모임’에 참석한 이탈리아 출신 원선오(본명 빈첸초 도나티·84) 신부에게 5000만 원을 기탁했다. 이 학교에서 수십 년 전 가르쳤던 원 신부가 지난해 7월 살레시오고 21회 졸업생들에게 보낸 한 통의 편지가 기금 모금의 계기가 됐다. 원 신부는 교육환경이 열악한 학생들을 위해 학교 건립 기금이 필요하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임승진 살레시오 총동문회 사무총장은 “남수단에 건립되는 학교는 현지 생활공동체를 형성해 빈민구제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대생 10명으로 꾸려진 ‘단기국제자원활동팀’은 아프리카 레소토에 희망을 심기 위해 22일 출국했다. 지난해 여름과 겨울에 이어 3번째 아프리카 ‘오지의 땅’ 레소토를 밟는다. 이들은 25일부터 한 달 동안 디피링 말레체마에 머물며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브릿지 사업단과 함께 다목적 공간인 지역학습센터를 건립한다. 이 센터는 여성들이 알로에 바셀린과 양초, 비누 만들기 등 필수 생활기술을 배우고 아이들이 방과 후에 책을 읽고 공부하는 곳으로 활용된다. 수학통계학부 3년 한상래 씨(23)는 “레소토 일상과 문화를 피부로 느끼며 현지인과 돈독한 신뢰를 쌓고 인권도시 광주를 알리고 오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광주#아프리카#기부#이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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