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화난 관람객들 입장도 이해되지만 여유 갖고 교육차원서 관람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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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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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직 축제전문가 나홍채 여수엑스포 입장권 부장

27일 여수엑스포 조직위원회 2층 대회의실. 관람객 100여 명이 “아쿠아리움 등 전시관 관람 예약을 할 수 없다”며 거세게 항의하고 환불을 요구했다. 성난 관람객들 사이에서 머리가 흰 60대 직원이 땀을 뻘뻘 흘리며 조직위 입장을 설명하고 있었다. 나홍채 여수엑스포 입장권 부장(62·사진)이었다. 나 부장은 자식 또래 젊은이들에게 삿대질을 당하면서도 묵묵히 설명을 했다.

이날 엑스포장에는 관람객 11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고 항의가 속출하자 조직위는 관람예약제를 폐지했다. 일부 직원은 한때 화가 난 관람객들의 돌발행동을 우려해 사무실 문을 잠그기도 했다.

나 부장은 1978년 전남 함평군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공직 생활 34년 만인 2010년 6월 정년을 1년 앞두고 서기관으로 명예퇴직했다. 조직위 직원 446명은 공무원 261명, 공공기관 직원 21명, 민간 채용 164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는 올 1월부터 엑스포에서 일하면서 불만에 찬 관람객들을 응대하는 업무를 주로 맡고 있다.

그는 2008함평세계나비곤충엑스포를 성공적으로 총괄 지휘했던 축제 전문가다. 2006년에도 함평세계나비곤충엑스포 사무총장 등을 맡았다. 현장을 직접 발로 뛰는 스타일로 후배 공직자들의 모델이 될 만큼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는 평이다.

그는 조직위 요청으로 여수엑스포에 참여했다. 축제 전문가로서 세계적인 행사인 엑스포를 경험하고 성공시키고 싶었다. 나 부장은 “화가 난 관람객들 입장도 이해가 되지만 조금만 마음의 여유를 갖고 교육적 차원에서 관람을 했으면 좋겠다”며 “아쿠아리움 등 일부 인기 전시관은 엑스포 이후에도 남는 시설인 만큼 75일 뒤 철거되는 국제관 등을 먼저 둘러보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여수엑스포#황불#관람객#나홍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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