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대곡동 서해정 씨(50·여)는 23일 대구수목원 개장 10년의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수목원 옆 아파트에 사는 서 씨는 2002년 5월 수목원 개원 당시 남편과 아들 등 세 식구가 함께 기념식수 행사에 참가했다. 이후 거의 매일 수목원을 찾고 있다. 그때 심은 느티나무는 그늘을 드리울 만큼 자랐다.
대구수목원이 이처럼 시민의 사랑 속에 ‘열 살’이 됐다. 서 씨처럼 수목원 발전을 기원했던 시민들이 심은 나무 1100여 그루는 기념식수동산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유성태 연구사는 “식수동산을 볼 때마다 시민들의 애정이 느껴져 뭉클하다”고 말했다. 수목원 자리는 1986∼1990년 대구의 생활쓰레기 410만 t을 묻었던 곳이다. 그 후 10여 년 동안 죽은 땅으로 외면받으며 주민들의 불평과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대구시는 새 모델을 만든다는 목표로 쓰레기 더미 위에 7m 정도 흙은 쌓은 뒤 수년간 나무와 꽃을 심고 가꿨다. 그 결과 나무 15만여 그루와 화초 30만여 본이 살아 숨쉬는 녹색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어느새 연간 170여만 명이 찾는 대구의 명소가 됐다.
수목원은 이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대구 경북의 희귀식물을 연구하고 팔공산과 주왕산 등의 멸종 식물 복원 사업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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