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급식 환경 깨끗하게” vs “음식 냄새-소음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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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송정초등교 새 급식소 인근 아파트 주민들 반대로 착공 못해…
위치 변경 고민, 現지하 급식소는 비위생적

학교 인근 아파트 주민 반대로 초등학교 급식소를 짓지 못하고 있다. 냄새와 소음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학생 1000명이 습기가 많은 비위생적인 지하 급식소를 이용하고 있다. 내년 2월까지 급식소 공사를 시작하지 않으면 이미 확보해 놓은 예산도 반납해야 한다.

○ 깨끗한 급식 좌절 위기

울산 북구 송정초등학교(교장 김종욱) 2층 규모 급식소(총면적 814m²·약 246평) 건립을 위한 특별교부금 13억5000만 원은 2010년 12월 배정됐다. 이어 올 3월 시교육청이 2억5000만 원을 추가로 배정해 총 16억 원이 확보됐다. 지하에 있는 기존 급식소는 음식을 조리할 때 나오는 김이 제대로 빠지지 않아 습기가 차는 데다 비만 오면 바닥에 물이 고여 학생들이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학부모 이모 씨(41)는 “급식소 건립 예산 확보 직후 학부모와 학생들은 ‘이제 깨끗한 환경에서 밥을 먹을 수 있게 됐다’며 크게 반기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학교와 전문가 의견을 들어 교문 맞은편인 운동장 서편에 급식소를 짓기로 하고 8800만 원을 들여 설계까지 마쳤다. 지난해 8월에는 시공사도 결정했다. 운동장은 기존 교사(校舍)보다 1개 층 정도가 낮아 주변 아파트의 조망권 침해는 없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의견도 급식소 위치를 결정하는 데 반영됐다.

○ “냄새와 소음으로 불편하다” 반대

학교 옆 D아파트 주민들은 “급식소가 들어서면 조망권 침해는 물론이고 음식 냄새와 조리기구 작동 시 발생하는 소음 때문에 피해를 본다”고 주장했다. 학교와 아파트 사이에는 도로(폭 6m)와 화단이 있어 이격거리는 20m 정도다. 아파트 주민 반대로 지난해 9월 11일 착공하려던 계획은 무산됐다.

학교 측은 주민들을 만나 “재학생 981명 가운데는 D아파트 주민 자녀도 50여 명이나 된다”며 설득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학교운영위원회(위원장 신인숙)와 학부모회(회장 류홍분)는 이달 초 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이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돼 있다”며 급식소 건립을 촉구했다.

한편 시교육청과 학교 측은 이달 말까지 급식소를 아파트에서 5m 더 떨어지도록 짓거나 아파트와 거리가 먼 체육관을 리모델링해 1층에 급식소를 추가하는 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송정초등학교#학교 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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