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축산농가 시름 덜어주는 ‘송아지 수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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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동목장 잇단 매입, 연말까지 500마리 사기로
“한우 수급조절에 기여”

6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한진그룹계열 한국공항㈜이 운영하는 제동목장. 태어난 지 12개월 전후인 송아지 200여 마리가 한꺼번에 풀밭에 나와 봄볕을 받으며 한가로이 풀을 뜯었다. 야외 나들이가 반가운 듯 일부 송아지는 껑충껑충 뛰기도 했다.

이 송아지들은 소 값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주지역 축산농가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제동목장 측이 사들인 것이다. 올해 초 소 값 폭락으로 송아지 가격은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마리당 165만 원 이하로 떨어졌고 경매 낙찰률도 60%에 그치는 등 축산농가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 소식을 들은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송아지 수매 아이디어를 냈고 제주도가 이 제안을 수용하면서 축산농가가 시름을 덜게 됐다.

제동목장 측은 3월 9일 송아지 29마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216마리를 사들였다. 연말까지 모두 500마리를 매입할 예정이다. 수매가격은 3억451만 원으로 마리당 평균 140만 원가량이다. 경제성이 없는 암송아지가 대부분으로 발육상태가 좋지 못하거나 호흡기 질환이 생겨 축산농가가 외면한 송아지도 포함됐다. 이 송아지들은 제동목장에서 사육된 후 눈에 띄게 건강해졌다. 무항생제 곡물배합 사료에다 귤 부산물사료, 자연순환농법에서 얻은 건초 등을 먹기 때문이다.

해발 350∼400m에 위치한 제동목장은 면적이 1485만 m²(약 450만 평)에 강수량이 풍부해 신선한 목초가 자란다. 2001년 국내에서 두 번째로 농림수산식품부가 인증한 친환경 목장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현재 한우 1617마리 등을 키우고 있다. 한우는 대한항공 국제선 기내식 재료 등으로 제공된다.

임종도 제동목장장은 “송아지들이 드넓은 목장에서 체계적으로 사육되면 발육, 체형, 육질이 우수한 한우로 성장한다”며 “제주는 소 전염병 청정지역으로 육지에서 송아지 반입이 어렵기 때문에 소 값이 안정된 후 농가가 원할 경우 송아지를 농가에 분양해 수급 조절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축산#송아지 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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