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개발원-장애인부모회 두달간… 가족 부담 등 조사
인권위 부산사무소 7월까지 ‘장애인과 소통’ 주제 전시회
중학생 발달장애인 아들을 둔 박모 씨(40)는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가슴이 내려앉는다. 최근 학교에서 좋아하는 여학생을 따라다니다 그 학생 부모한테서 항의를 받은 아들이 또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기 때문이다. 발달장애인이나 정신장애인이 겪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 기관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 발달장애인 실태조사
부산복지개발원은 부산장애인부모회와 함께 1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발달장애인 실태 및 가족 부담에 관한 조사를 한다. 8월부터 시행되는 장애아동복지지원법과 내년 7월부터 시행되는 성년후견제를 앞두고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조사 대상은 부산 거주 발달장애인 9900여 명 중 500여 명. 이들의 실태와 가족의 심리, 사회 경제적 부담, 복지서비스 수요 등이다.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돕기 위한 성년후견제와 자녀에 대한 부모의 기대 등 긍정적인 내용도 담는다. 소아정신과 전문의 및 특수교육 교사 등 전문가들의 심층면접도 할 예정이다.
자폐성 장애와 지적 장애로 대표되는 발달장애는 아동기에 나타나 성인 때까지 계속돼 자립이 매우 어렵다. 자기 자신을 보호하고 방어할 능력이 부족해 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도 국가 및 사회의 배려와 관심은 매우 부족했다. 부산복지개발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 연구는 광역지자체로는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며 “발달장애인의 삶과 복지를 구체적으로 광범위하게 파악해 건강한 성장과 사회참여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정신장애인 소통전(展)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인권사무소는 사회복지법인 ‘나눔과행복’과 함께 정신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전시회를 마련했다. ‘편견과 소통’을 주제로 1일부터 7월 말까지 부산도시철도 3호선 물만골역 지하 1층 ‘인권전시관’에서 연다.
이 전시회에는 정신장애인들이 직접 그린 작품이 주로 전시된다. 이들이 다양한 색상과 형태를 입힌 ‘물고기’ 작품이 대표적이다. 군집을 이룬 다채로운 물고기들은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이 개별적으로 고립돼 있지 않고 서로 만나 함께 나누며 한마음으로 뭉쳐 있는 것을 뜻한다.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 실상을 보여주며 소통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나눔과행복은 올해 3월에도 이런 전시회를 열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정신질환을 앓았다는 이유로 근로 기회를 제한하고, ‘정신병자’ ‘정신이상’ 등과 같은 추상적 용어로 불이익을 줄 위험성을 내포하는 차별적 법령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 “실제로 보험 가입 제한과 같은 차별이 존재하면서 정신장애인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이 또 다른 차별을 낳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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