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에쿠스’ 재수사 핵심… 최초 제보자에 달렸다

24일 서초경찰서는 동물사랑실천협회와 면담을 갖고 '에쿠스' 주인이 숨진 비글을 묻었다는 현장을 찾아가 직접 확인 후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동물사랑실천협회

이른바 ‘악마 에쿠스’ 사건이 동물학대 무혐의 판정을 받으며 일단락된 가운데 경찰 재수사의 핵심 ‘키’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최초로 사진을 공개했던 제보자가 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4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해당 운전자에게서 개를 학대한 근거를 찾지 못해 구속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사건을 마무리 짓기 위해 이 내용을 곧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수사 종결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재수사에 대한 한낱 희망은 남아있다. 이 같은 일을 처음 세상에 알린 제보자가 새로운 증언을 내놓는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는 것. 25일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동아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담당 경찰관이 커뮤니티에 최초로 제보했던 시민에게 수사협조 요청을 했지만 응하지 않았다”며 “만약 새로운 증언이 나온다면 이에 대한 수사가 추가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악마 에쿠스’ 사건을 심각한 동물학대라고 주장하고 있는 동물사랑실천협회도 목격자의 추가 진술을 호소하고 나섰다. 동물사랑실천협회 박소연 대표는 “경찰이 졸속수사를 벌였다”며 “사람이 죽었다면 증언 몇 개 확보하고 이렇게 무혐의 종결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수사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박 대표는 “최초 제보자의 증언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그에게 최대한 협조 요청을 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협회는 오는 28일 오후5시 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경찰수사에 대한 대규모 항의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협회는 앞으로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변호사를 선임하여 공개수사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