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온 괴엽서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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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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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의원에 “푸에블로호 반환 절대 안돼… 당신이 평양 와서 가져가봐!”

미국 콜로라도 주의회 키스 스워드페거 하원의원(공화당)이 받은 평양발 그림엽서. 앞장(위)에는 평양우체국 소인이 찍혀 있고 뒷장(오른쪽)에는 반미 포스터가 그려져 있다. 사진 출처 자유아시아방송
미국 콜로라도 주의회 키스 스워드페거 하원의원(공화당)이 받은 평양발 그림엽서. 앞장(위)에는 평양우체국 소인이 찍혀 있고 뒷장(오른쪽)에는 반미 포스터가 그려져 있다. 사진 출처 자유아시아방송
미국 콜로라도 주의회의 키스 스워드페거 하원의원은 지난달 중순 평양에서 부쳐진 그림엽서 한 장을 받았다.

7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1월 29일 평양, 조선인민공화국’으로 발신 정보를 적은 이 엽서는 영어로 “푸에블로호를 되돌려 달라는 요구에 대한 우리의 답변은 변함없다. 안 돼, 절대 안 돼, 수백만 년이 지나도 절대 안 돼”라고 적혀 있다. 이어 “북한으로 와서 가져가봐! 우리 인민군이 극진히 대접할 거야”라고 적혀 있다.

엽서 뒷면에는 ‘미제는 함부로 날뛰지 말라’는 구호 위에 인민군 병사와 노농적위대 대원이 총 개머리판으로 미군 병사를 내려치는 선전포스터가 인쇄돼 있다. 우표에는 ‘2012년 2월 평양우체국’ 소인이 찍혀 있다.

푸에블로호는 1968년 1월 원산 앞바다에서 북한에 납치된 미 해군 소속 정보함으로 북한은 이 함선을 ‘전리품’으로 대동강변에 전시해 놓고 있다. 푸에블로라는 이름의 마을을 갖고 있는 콜로라도 주의회는 올 1월 푸에블로호 나포 44주년을 맞아 푸에블로 마을 출신인 스워드페거 의원 주도로 푸에블로호 반환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엽서는 누가 보낸 걸까. 일반인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북한에서 평범한 주민이 콜로라도 주의회가 결의안을 채택한 사실과 이를 주도한 의원의 사무실 주소를 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엽서에 적힌 영어 수준으로 보아 대학을 졸업한 북한의 엘리트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데 북한 고위급 간부가 보낸 것이라고 보기에는 유치한 측면이 있다. 평양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작성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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