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빚더미 오투리조트 ‘빚 없으면 비정상’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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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무시-시공관리 부실-수의계약-설계 변경
태백시 “책임자 고발 검토”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강원 태백시 오투리조트의 각종 부실 경영 사례가 특별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태백시는 오투리조트 운영 주체인 태백관광개발공사에 대해 특별 조사한 결과 착공 단계부터 경영진의 무책임한 회사 운영, 회계 절차의 원칙 없는 집행, 공사 관리 부실 등으로 287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6일 밝혔다. 시는 정책결정 책임자에 대해 법적 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태백관광개발공사는 캐디 숙소용 임차아파트 전세계약을 체결하면서 근저당 설정을 2순위로 한 탓에 10억4900만 원의 손실을 본 것을 비롯해 회계규정과 절차를 무시한 각종 계약 및 부적절한 수의계약 체결 등으로 21억4700만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또 발주처 추가 부담 설계 변경 등으로 68억400만 원, 스키장 슬로프 시공 부적절에 따른 원상복구비 70억4900만 원의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사장 및 임원진이 골프장 무료 사용 등으로 4억2600만 원의 손실을 끼치는 등 도덕적 해이 사례도 드러났다.

태백시는 2001년 지방공기업인 태백관광개발공사를 설립해 골프장 스키장 콘도 등으로 이뤄진 오투리조트를 2009년 10월 준공했다. 오투리조트는 사업 진행 과정에서 면밀한 타당성 검토 없이 대폭적인 설계 변경 등으로 1518억 원의 사업비가 증액된 4403억 원이 투입돼 악성 재무구조를 자초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자금난이 심화되자 태백시는 지급보증을 통해 1460억 원을 차입했고 회원 분양은 목표액의 18%(687억1700만 원)에 그치면서 태백관광개발공사의 존립 위기는 물론이고 태백시의 재정위기까지 불러왔다. 부채 규모는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2808억 원. 또 현재까지의 손실액은 지급보증 대출금을 포함해 출자금 651억 원, 대출금의 납부 연기된 이자 128억 원 등 태백시 한 해 예산과 맞먹는 2239억 원으로 집계됐다.

심상보 태백시 기획감사실장은 “감사 결과를 근거로 책임자들을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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