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대출실적 위해서”라더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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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 명의 12억 대출한 30代
외제車 몰며 흥청망청 꼬리잡혀

4년 전 금융회사 대출 모집인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A 씨(31·무직)는 고급 외제차를 몰고 다니며 여행을 하는 데 돈을 쓰다 사정이 어려워지자 꾀를 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들에게 접근해 “내가 저축은행에 다니고 있는데 승진을 하려면 대출실적이 필요하다. 내가 일하는 은행에서 대출받은 뒤 곧바로 상환하면 수수료를 받는데 나눠 갖자”고 꼬드겼다. 가짜로 만든 외국계 저축은행 3곳의 명함도 건넸다. 그의 말에 속아 넘어간 사람들은 대전지역에서 모두 31명으로 대출 금액은 12억4000만 원이나 됐다.

A 씨는 대출받은 돈을 상환한다며 자신의 통장에 입금시키도록 했다. A 씨가 처음에는 원금과 이자를 꼬박꼬박 갚아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다. 하지만 A 씨는 대출금을 유흥비로 모두 날리면서 원금과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게 되자 사채까지 끌어다 쓰기 시작했다. 그러다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게 됐고, 해당 은행들이 A 씨 지인들에게 상환을 요청하자 사기 행각이 드러났다.

대전지방경찰청은 4일 A 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A 씨의 친구 B 씨는 경찰에서 “친구가 외제차를 타고 다니고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외국계 회사 명함을 갖고 다녀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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