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해안길, 옛 이야기를 속삭인다

  • Array
  • 입력 2012년 2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기장 등대길 등 8개 주제… 스토리있는 관광코스 변신

푸른 바다의 낭만이 출렁이는 로드스토리 투어 부산 영도 갈맷길에 위치한 절영산책로
하늘전망대. 부산관광컨벤션뷰로 제공
푸른 바다의 낭만이 출렁이는 로드스토리 투어 부산 영도 갈맷길에 위치한 절영산책로 하늘전망대. 부산관광컨벤션뷰로 제공
‘성철 스님에게는 출가하기 전에 낳은 딸이 있었다. 아버지가 출가하는 바람에 할아버지가 수경이란 이름을 지어주었다. 수경이가 아버지를 처음 만난 곳이 바로 묘관음사. 그러나 아버지 성철 스님은 “저리 가”라며 문전박대했다. 화가 난 수경이 돌아가려는데 어느 스님이 붙잡았다. 수경이 후일의 불필(不必) 스님이다. ‘필요 없는 딸’이란 의미다.’ 일광∼학리∼동백∼칠암∼임랑∼월내로 이어지는 부산 기장 포구길 스토리텔링이다.

부산의 해안 길, 역사 흔적, 도심 내 자연생태가 스토리가 있는 관광코스로 변신했다.

부산시와 부산관광컨벤션뷰로(이하 뷰로)는 “2009년부터 추진해 온 부산 관광코스 개발을 완료하고 관광 상품으로 출시했다”고 15일 밝혔다. 부산 관광코스 개발사업은 부산시, 경남도, 전남도 등이 함께 진행하는 ‘남해안 관광활성화 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다. 해안선을 따라 풍부하고 독창적인 자연과 역사, 문화를 활용한 남해안 관광 상품이 개발된 것. 뷰로와 여행사가 2년 동안 공동작업을 벌여 내놓은 관광 상품은 로드스토리 투어, 평화전쟁 투어, 부산환경투어 등 3개 코스 17개 상품으로 구성됐다.

길을 걸으면서 이야기를 음미해 볼 수 있는 로드스토리 투어에는 허황후 신행길, 해운대 기차소리길, 동래역사 속으로, 기장 등대길, 영도 남항길 등 8개 주제별로 나뉜다. 허황후 신행길은 경남 창원시 진해구 용원 유주암·망산도를 시작으로 부산 강서구 흥국사, 경남 김해시 구산동 김수로왕릉, 허황후릉을 잇는 코스이며 3시간 정도 걸린다. 해운대 기차소리 길은 해운대 동백섬∼해운대 해수욕장∼미포∼청사포∼구덕포∼송정포 코스로 3시간 거리다. 가는 길에는 기차소리, 역사, 푸른 바다, 낭만이 가득하다.

과거 아픔을 상품화한 전쟁평화 투어에는 로스트 벙크(강서구 천성동 가덕도 외양포 포진지 터), 6·25 투어(6·25전쟁), 7년 전쟁(임진왜란) 등 5개 주제별로 꾸몄다. 로스트 벙크는 가덕도 외양포마을∼막사터∼옛 우물터∼포진지∼대항 새바지∼가덕도 등대 코스다. 가덕도에는 일본군사령부 요새가 남아 있다.

도심 속 자연과 만나는 부산환경 투어는 강 끝 투어, 공룡 투어, 바다환경체험 투어, 농촌체험 투어 등 4개 주제별로 이뤄졌다. 하루 또는 1박 2일 코스다. 갈매기 울음소리를 주제로 한 ‘꽈아오 투어’는 지난해 한국철도공사가 주최한 전국관광 신상품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뷰로는 각 코스에 지역 이야기꾼을 배치하는 ‘이야기 할배’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상품개발에 참여한 선진관광여행사(051-501-3880)는 부산환경 투어를, US트라벨 여행사는(070-8610-2479)는 전쟁평화 투어를, 새부산관광여행사(051-851-0600)는 로드스토리 투어를 각각 맡는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