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명단에 공무원 21명… 제주가 뒤집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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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텔 간판걸고 불법영업
대부분 “기억 안난다” 부인

휴게텔을 가장한 제주도의 불법 마사지업소에서 제주도는 물론이고 육지의 공직자가 성매매를 한 혐의로 무더기로 조사받고 있는 사실이 알려져 공직사회가 벌벌 떨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제주시 연동 마사지업소인 N휴게텔에서 성매수한 혐의(성매매 방지 특별법 위반)로 제주특별자치도 간부 공무원 A 씨 등 공직자 21명을 포함해 총 45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공직자는 행정직 공무원이 9명으로 가장 많고 제주와 서울의 중고교 교사가 5명, 경찰 2명 순이다. 또 소방관 군인은 물론이고 한국은행 청원경찰과 농촌진흥청 소속까지 다양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직자 가운데 제주지역 기관 소속은 12명이고 나머지 9명은 다른 지역이다. 외지 공직자는 개인적 관광 외에 출장 중 성매매 업소에 출입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공직자를 제외한 24명은 의사 등 일반인이다.

경찰은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휴게텔 업소의 신용카드 결제 명세를 분석한 결과 모두 700여 명이 다녀간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 가운데 결제 액수가 많거나 2회 이상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45명을 가려내 조사 대상자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1회에 11만∼14만 원을 주고 성매매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북도의 한 면사무소 소속 행정직 공무원 등 5명은 한꺼번에 수사 대상에 올랐다. 전 대학교 계약직 직원은 학교 법인카드로 성매매 대금을 계산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대상자 대부분 한결같이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물증이 없다고 판단해 일단 성관계를 부인하고 있지만 관련자 진술과 조사 등을 통해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9월 21일 휴게텔 업주 이모 씨(43·여)의 동거남이 “무허가로 마사지 업소를 차려 성매매하고 있다”고 신고해옴에 따라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업소는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해 화장품 도소매업으로 등록한 뒤 휴게텔처럼 꾸며놓고 불법으로 마사지 성매매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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