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군은 2일 공로연수 5명, 퇴직 2명에 따른 승진 및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100여 명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4급 서기관인 박래학 친환경농정과장(57·사진)을 낮은 직급인 염산면장(5급 사무관)으로 발령낸 것이다. 박 면장은 공직자의 꽃으로 통하는 서기관에서 왜 사무관으로 내려앉았을까.
그는 올해 말 공로연수를 앞두고 있는 한 선배 공무원을 배려해 ‘자진 강등 인사’를 요청했다. 박 면장은 정기호 군수가 청내에서 5급 최고참인 황진옥 묘량면장(59)에 대한 인사를 고민하자 군수와 독대했다. 그는 황 면장이 승진이 늦어 공로연수 후 2013년에 퇴임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군수에게 스스로 직급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그 대신 황 면장을 배려해 달라는 것이었다. 정 군수는 박 면장의 뜻을 받아 들여 5급이던 황 면장을 4급 서기관으로 승진시켜 2일 주민생활지원과장에 임명했다. 박 면장의 자진 강임에 대해 군청 안팎에서는 경쟁이 치열한 공직사회에서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며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박 면장은 “조직 화합과 안정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며 웃었다. 황 과장은 “후배의 배려로 생각지도 못한 승진을 하게 됐다”며 “세상에서 가장 갚진 승진을 한 만큼 퇴직하는 날까지 공무원으로서 소임에 충실하겠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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