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원직복귀 시켰지만… 꺼지지 않는 ‘김문수 119전화’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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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소방관들만 잡아” 인터넷-트위터 비난글 폭주
파문커지자 김지사 나서 “오늘 직접 만나서 풀겠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119 전화 논란’과 관련해 인터넷에 김 지사를 비난하는 패러디물이 쏟아지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29일 경기도청 홈페이지는 김 지사를 비난하는 글과 패러디물이 폭주하면서 하루 종일 마비됐다. 도 소방재난본부 게시판과 트위터 등에도 사정은 비슷했다.

대표적인 패러디물은 ‘나는 가수다(나가수)’를 패러디한 ‘서바이벌 나는 도지사다’. 나가수와 같은 이미지에 ‘전화하고 싶은 곳을 추천합니다. 소방서 경찰서 주민센터 구청 시청 초중고교 장소 불문 도지사님이 전화했으면 하는 곳을 게시판에 남겨주세요’라고 적혀 있다. 또 아이폰 잠금 화면으로 쓸 수 있는 일명 ‘김문수 119’ 배경화면 이미지도 등장했다. 김 지사가 전화를 받는 모습으로 “도지삽니다”라고 말하는 자막과 함께 ‘관등성명을 대서 잠금 해제’라는 글이 적혀 있어 누리꾼의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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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의 통화 패러디도 등장했다. 이 대통령이 김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관등성명을 물어보자 김 지사가 딴소리를 하다 전화를 끊는 내용이다. 또 ‘나꼼수’의 정봉주 전 의원과 김 지사의 막말 전화 패러디도 등장했다.

가평소방서로 전보 조치된 오모 소방관이 이날 새벽 경기도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실명으로 “저의 경솔한 행동과 실수로 지사님을 비롯해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고 올린 글에 대해서도 누리꾼들은 “소방본부 간부들이 사죄문을 올리라고 강요한 것 아니냐”며 비아냥거렸다. 진보신당도 이날 논평에서 “김 지사의 무개념 언행이 도를 넘어 이제는 긴급한 내용만 소화하기도 바쁜 소방공무원에게까지 피해를 끼쳤다”며 “김 지사부터 119 장난전화 근절 교육을 받으라”고 비판했다.

후폭풍이 걷잡을 수 없이 거세지자 김 지사는 인사전보 조치됐던 소방관 2명을 이날 남양주소방서로 원직 복귀시켰다. 김 지사는 30일 직접 남양주소방서를 방문해 이들을 만나 결자해지(結者解之)할 예정이다. 김용삼 경기도 대변인은 “당초 소방관들을 징계하자는 의견이 올라왔으나 김 지사가 친절교육이나 시키면 될 일을 징계는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며 “그러나 소방본부 측이 알아서 과잉 대응하는 바람에 사태를 키웠다”고 해명했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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