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릴만 했다” 초등생에 발길질 명문대 교수 글 파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7일 10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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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교수가 자신의 딸을 괴롭힌 초등학생을 폭행한 사건과 관련, 인터넷에 당당하게 '때릴 만 해서 때렸으며, 앞으로도 같은 일이 있으면 또 폭행하겠다'는 식의 글을 올려 빈축을 사고 있다고 국민일보 쿠키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논란은 A씨가 지난 19일 수원교육청 홈페이지에 '초등학교 교내 폭행 심각'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P대학교 교수라고 밝힌 A씨는 "어제(18일) 저녁 5시부터 딸아이의 학교 동급생인 B군으로부터 2분 간격으로 '잡X, 문자 XX, 내일아침에 죽여 버린다' 등의 내용으로 문자가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딸아이에게 상황을 물어봤더니 '선생님께 말씀드렸다'고 말했다"면서 "저녁 10시58분까지 문자가 계속 와, 다음날 아침 딸아이와 함께 학교에 가서 문자를 보낸 B군을 때려줬다"고 설명했다.

A씨는 "학교에서 선생님이 잘 못 가르친 것을 학부모가 대신 한 상황이 돼버렸다"며 "이후 교감실에서 문자를 보낸 B군에게 딸아이와 잘 지내고 그런 문자도 다시는 보내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를 키운 학교 측의 대처에 대해서 불만을 제기했다.

A씨는 "저에게 훈계 당한(솔직히 아이를 때렸습니다) 아이의 부모에게 연락만한 학교도 너무 비겁하다"면서 "저의 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딸들에게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저의 행동은 일관될 것"이라고 밝혔다.

A씨가 글을 올린 이튿날인 20일 교육청 홈페이지에는 "A씨의 주장은 말도 안된다"는 반박글이 올랐다.

B군의 엄마라고 소개한 C씨는 "같은 반 친구끼리 문자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욕이 섞인 문자가 오갔습니다만, 혼자 했겠습니까? 손뼉을 혼자 칠까요?"라며 A씨의 딸도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

C씨는 이어 A씨가 자신의 아이를 심각하게 폭행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아침조회가 막 끝난 시간 동급생 모두가 보고 있고 선생님도 있는데 (A씨가) 우리아이를 발로 찼다(반 아이들 표현에 의하면 맞고 붕 나뒹굴었다고 함)"며 "머리를 잡아당겨 복도로 끌고 가 수차례 더 따귀를 때리면서 욕을 하고 '더 맞아죽기 싫으면 무릎을 꿇어라'고 하며 또다시 우리아이를 폭행했다"고 고발했다.

C씨는 "A씨가 교사가 교사로서 할일을 못하고 있어 본인이 일 처리를 폭력으로 했을 뿐이라 하는데 과연 교수인지 의심스럽다"며 "저희 아이가 잘 한 거 아니다. 하지만 51살인 교수 학부형이 교실로 들어와 어린학생을 폭행하고 학생 모두를 울려 난리가 난 게…"라며 말을 잊지 못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중부경찰서는 26일 초등학생을 때려 다치게 한 혐의(상해)로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디지털뉴스팀

▲동영상=초등생 폭행 교수, ‘딸 협박 메시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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