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영웅소방관’ 선정된 부평소방서 박창석씨, 휴일에도 몸던져 터널화재 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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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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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소방서 부평119안전센터 소속인 박창석 소방관(48·사진)은 10월 2일 휴일을 이용해 형이 입원한 경기 남양주시 모 병원으로 가고 있었다. 세계 최대의 광폭터널인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사패산터널을 지나던 중 그의 차량 100m 앞에서 차량 전복 사고가 나 검은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터널 스피커를 통해 사이렌 소리와 긴급 대피 안내방송이 나왔다.

직업의식이 발동한 박 소방관은 평상복 차림으로 현장에 설치된 옥내 소화전을 잡고 불을 끄기 시작했다. 박 소방관은 “20분간 정신없이 불을 끄긴 했는데, 그냥 놔두었으면 차량 바로 위 대형 팬이 손상돼 터널 내 사람들이 질식 사고를 당할 뻔했다”고 전했다.

화재 진압이 끝날 때쯤 한국도로공사 직원이 도착했고, 박 소방관은 아무 말도 없이 사라졌다.

이 장면은 터널 내 폐쇄회로(CC)TV에 찍혔고 방송 뉴스에 그대로 나왔다. 사고 다음 날 직장 동료들이 “뉴스에 나온 시민의 불 끄는 실력이 아주 좋다”고 칭찬하자 박 소방관은 자신이 그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동료들이 인터넷에 이 소식을 알렸고, 박 소방관은 7일 인천을 대표하는 ‘2011 영웅 소방관’으로 선정됐다. 에쓰오일은 2006년부터 ‘소방영웅 지킴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매년 영웅 소방관을 뽑고 있다. 올해 박 소방관을 포함한 8명이 영웅 소방관으로 선정됐다.

박 소방관은 평상시에도 틈틈이 선행을 실천하고 있다. 휴무일을 이용해 매달 두 차례 인천과 경기 안양시의 복지시설을 찾아가 목욕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일반 시민들도 위기 상황에서 도망만 갈 게 아니라 화재 초기엔 불길을 잡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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