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FTA 집회 참가자 3분의1로 줄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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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서장 폭행뒤 첫 집회정동영 “경찰의 자작극”

박건찬 서울 종로경찰서장이 집단 폭행당하는 등 폭력으로 얼룩졌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무효화 요구 집회가 이틀 만에 재개됐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린 집회 참가자는 총 700명(경찰 추산)으로 이틀 전 참가자 2200명(경찰 추산·주최 측은 2만 명 주장)의 3분의 1에 못 미쳤다. 집회를 주최한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가 당초 경찰에 신고한 1000명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박 서장 폭행 사태 이후 강경 대응 기조로 돌아선 경찰은 이날 86개 중대 6600명의 병력을 동원했지만 집회는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박 서장의 폭행 사건은 완벽한 자작극”이라며 “사복을 입고 있다가 정복으로 갈아입고 (시위대 속으로) 의도적으로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야5당 국회의원들을 만나러 왔다고 하는데 (우리는) 오라고 한 적이 없다. 경찰이 꼼수를 쓴 것”이라고 했다.

집회 참석자가 급격하게 줄어든 데 대해 경찰은 이틀 전 서장 폭행 사태로 시위대 기세가 위축된 것으로 해석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 초반이라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못 나온 데다 주말에 예상치 못한 폭행 사건이 발생한 탓에 일반 시민들의 여론이 안 좋아진 것도 영향을 미친 듯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9일 이명박 대통령의 한미 FTA 비준안 서명 이후 다시 대규모 집회가 예상돼 아직 집회의 힘이 빠졌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30일에는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 특별공연을 겸한 집회가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예정돼 있고 다음 달 3일에도 전국 규모의 대규모 집회가 있을 예정이다.

한편 종로경찰서는 26일 집회에서 박 서장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로 김모 씨(54)에 대해 2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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