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별 일반계 고교 평가]‘숨은 명문’ 전주기전여고, 상위권 두텁고 하위권 적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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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공식 변화… 최상위권 상대적으로 적지만 학력 양극화 줄여
경쟁효과 발휘… 경남1, 2위 거창대성고-거창고 0.08점 차로 각축

경남 종합 1위 거창대성고 거창대성고는 고교평가에서 경남지역 종합 1위를 차지했다. 학력수준과 교육여건, 평판도가 두루 우수했다. 사진은 9월 1학년 학생들이 ‘4대 명산 등반 극기 훈련’으로 지리산을 완주한 모습. 거창대성고 제공
경남 종합 1위 거창대성고 거창대성고는 고교평가에서 경남지역 종합 1위를 차지했다. 학력수준과 교육여건, 평판도가 두루 우수했다. 사진은 9월 1학년 학생들이 ‘4대 명산 등반 극기 훈련’으로 지리산을 완주한 모습. 거창대성고 제공
동아일보와 ㈜하늘교육은 고교 평판도를 알아보기 위해 학부모 1079명에게 어떤 학교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자기가 사는 시군구에서 3곳, 시도에서 3곳까지 고르도록 했다.

이들이 선택한 학교는 모두 4992곳이었다. 그러나 중복응답을 제외하고 한 번이라도 언급된 학교는 평가대상의 44%인 701개교에 그쳤다. 학부모들의 관심 밖인 학교가 많다는 얘기다.

○ 기존 명문고는 예상 밖 낮은 순위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학교는 서울대 등 명문대 합격자를 많이 낸 곳과 거의 일치한다. 명문대에 많이 보낼수록 좋은 학교라는 인식이 퍼져 있음을 짐작케 한다.

하지만 선호도라는 주관적 지표 외에 학력수준과 교육여건 등 객관적 지표를 함께 넣어서 평가했더니 명문으로 알려진 고교 중 상당수가 낮은 순위였다.

예를 들어 서울의 중동고와 휘문고는 지난해 입시에서 서울대 합격자가 서울시내 일반계고 가운데 각각 1, 2위였지만 이번 평가에서는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학업성취도평가와 4년제 대학 진학률이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이었다. 최상위권 학생 못지않게 학력이 떨어지는 학생도 많다는 얘기다.

대구의 경신고도 대학수학능력시험과 학업성취도 부문에서는 최고였지만 4년제 대학 진학률과 교육여건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이와 반대로 전북지역 1위인 전주기전여고는 학부모 선호도 조사에서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지난해 입시에서 서울대 합격자가 한 명도 없었지만 수능 평균 3등급 이내 학생 비율과 학업성취도평가 보통 이상 학생 비율은 전북 최고다. 상위권이 두껍고 하위권 학생이 드물다는 얘기다. 서울대 합격자 수로는 드러나지 않았던 지역 명문고인 셈이다.

이상갑 전 경복고 교장은 “최상위권 학생만 보여주는 명문대 합격자 수가 좋은 학교의 기준이 될 수 없다. 학교를 종합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경쟁관계 학교들 나란히 상위권에


상위권 학교 중에서는 비슷한 지역에서 경쟁하며 서로 발전한 곳이 눈에 띈다. 경남 1, 2위인 거창대성고와 거창고가 대표적이다. 수능 3등급 이내 학생 비율에서는 거창고가 앞섰지만 학업성취도평가 보통 이상 비율에서는 거창대성고가 앞섰다. 두 학교는 총점 0.08점 차의 접전을 벌였다.

충남에서는 교육여건과 평판도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논산대건고가 1위였지만 학력수준으로는 공주의 한일고와 공주사대부고가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한일고는 수능과 학업성취도평가에서 모두 1위였고 공주사대부고는 모두 2위였다. 두 학교는 일반계고이지만 자율학교로 선발권이 있다.

광주는 사립 남고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1∼6위가 모두 남고. 학력수준에서는 광주대동고가 가장 높았지만, 금호고가 교육여건과 평판도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1위가 됐다. 광주는 다른 지역보다 상위권 학교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서울이나 대구는 일부 자치구에 상위권 학교가 몰려 있지만 광주는 좋은 학교가 여러 곳에 퍼져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 어떻게 평가했나 ▼

이번 고교평가 지표는 크게 학력수준 교육여건 평판도 3개 부문으로 나뉜다. 16개 시도별로 평가하면서 특목고나 전국단위 선발권을 지닌 학교는 제외했다. 전교생이 100명 이하인 학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워 배제했다.

학력수준에는 60점을 배정했다. 세부지표는 2010,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3등급 이내 학생비율(33점), 학업성취도평가 보통 이상 학생 비율(21점), 4년제 대학 진학률(6점)이었다.

교육여건(30점)은 학교알리미 사이트의 정보공시 내용을 활용해 △학급당 학생 수 △1인당 도서관 장서 수 △1인당 교육비 △1인당 장학금 △원어민 교사 수 △학교폭력 심의건수의 6개 세부지표에 5점씩 반영했다.

평판도(10점)의 경우 학부모 선호도 조사와 전출입 현황의 2개 세부지표에 5점씩 반영했다. 선호도는 ㈜하늘교육이 전국 1079명의 학부모에게 지역별로 ‘좋은 학교’를 꼽아달라는 설문조사 방식으로 확인했다. 이들이 꼽은 4992개 학교를 바탕으로 선호도에 따라 점수를 부여했다.

일부 자문위원은 세부지표에 ‘교사의 질’을 파악할 수 있는 교원평가 결과를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교원평가가 법제화되지 않아 지역마다 평가방법이 다르므로 현재로서는 객관적 지표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시도별 고교평가 결과

:: 고교평가 자문위원 ::


김경회 성신여대 교육학과 교수
김성열 경남대 교육학과 교수
이상갑 전 경복고 교장
이영만 전 경기고 교장
홍덕선 성균관대 영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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