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한미FTA 표결처리 강행”…전운고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7일 13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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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외통위원 교체로 전투력 보강..野 "결사저지" 예고
디데이 24일..내달2일 예산안과 패키치 처리說도

한나라당이 17일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에 대한 표결처리를 강행키로 방침을 정하면서 여야간 물리적 충돌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전날 이명박 대통령의 '한미FTA 발효 3개월내 ISD 재협상' 제안을 거부하면서 '문서합의'를 요구한 데 대해 사실상 비준안 자체를 거부하는 것으로 판단, 국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표결처리를 진행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처리 가능성에 대비, 협상파인 김세연 의원과 함께 차명진 의원을 빼고 원조 강경파 외통위원인 안상수 이윤성 의원을 다시 투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현 상태에서 여당이 비준안 단독처리를 시도하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결사적으로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여야 온건파들이 입지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도 계속 물밑접촉을 갖고 타협점을 모색하고 있어 극적 타결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요구를 100% 받아들인 상황에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면서 "국회법 절차에 따라 표결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협상파인 황우여 원내대표도 "대통령 국회 방문 이후 민주당이 다시 내놓은 안을 보면 과연 협상의 원칙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민주당은 과연 파국으로 몰고 가려는 것인가. 이제 고뇌와 결단의 시간이 다가왔다"고 말했다.

그는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든 허물은 제가 지겠다"고도 했다.

한나라당 의총에서는 강온파 할 것 없이 '표결처리' 필요성에 공감했으나 시기를 둘러싸고는 이견을 노출했다.

강경파는 당장 비준안 처리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온건파는 "뜸을 좀 들여야 한다"며 비준안 처리를 다소 늦추자고 맞섰다.

현재로선 비준안 처리 '디데이(D-day)'는 오는 24일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 이전에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온건파 일각에서는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인 내달 2일 예산안과 비준안을 묶어 패키지로 처리하자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고위정책회의에서 "정상끼리 약속을 했다고 해도 국가간 정치적 약속은 그 약속을 담보할 수 있는 문서로 마무리해야 한다"며 문서합의를 거듭 촉구한 뒤 "한나라당이 오늘 의총에서 국회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몸싸움 방식으로 (한미FTA를) 해결하려 한다면 정당정치의 불신을 증가시키는 부메랑이 돼 국민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한미FTA 발효후 ISD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미 통상당국자의 발언에 대해 "누가 얘기했는지조차 불투명한 말 한마디를 미국의 공식 입장처럼 인식한다면 국민이 모욕당하는 것"이라면서 "국가간 약속은 문서로 남기는 게 관례"라고 강조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이날 양당 원내대표를 면담한 자리에서 "이 대통령이 강한 의지를 갖고 ISD 재협상 요구를 하고, 그것을 관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하면 이제 민주당의 우려는 불식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법상 의무가 돼 있는 것을 무엇 때문에 또 서면으로 받느냐"고 말했다.

박 의장의 이 발언을 두고 일각에선 향후에 있을지도 모를 비준안 직권상정 가능성을 염두에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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