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역곡북부시장이 전국 최고가 된 비결은?

  • 동아일보

부천지역 주민 가수 12명이 경연한 ‘나도 가수다’ 경기 부천시 역곡북부시장이 전국 1517개 재래시장 중 최우수 시장으로 뽑혔다. 양질의 제품 유지, 저렴한 가격, 고객 편의 등을 위한 자체 단속을 철저히 하는 데다 다양한 문화이벤트를 수시로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부천시 제공
부천지역 주민 가수 12명이 경연한 ‘나도 가수다’ 경기 부천시 역곡북부시장이 전국 1517개 재래시장 중 최우수 시장으로 뽑혔다. 양질의 제품 유지, 저렴한 가격, 고객 편의 등을 위한 자체 단속을 철저히 하는 데다 다양한 문화이벤트를 수시로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부천시 제공
경인전철 역곡역 인근의 경기 부천시 역곡북부시장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인근 500m 지점에 대형마트가 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손님이 몰리고 있다. 특히 올 2월 현대화시설 공사가 마무리된 뒤 인정 넘치는 문화행사까지 열리면서 20년 전 전성기에 버금가는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중소기업청 주최의 대구엑스코 ‘전국 우수시장 박람회’에서 최우수 시장으로 선정됐다. 전국 1517개 재래시장 중에서 최고 모범시장 영예를 안게 된 것. 김만수 부천시장은 7일 시정일기에 이 소식을 자랑스럽게 올려놓았다.

5일 역곡북부시장 입구에서는 지역 라디오방송인 iTVFM 특집 공개방송인 ‘나도 가수다’가 펼쳐졌다. 예선을 통과한 ‘주민 가수’ 12명이 무개차 간이무대에서 노래경연 결선대회를 치렀다. 이 시장에서만 올해 세 차례 열린 이 공개방송은 노래자랑대회와 연예인 공연, 동아리 시연, 떡 나눠주기 행사로 꾸며져 시장을 찾는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시장 중간의 ‘고객 나들이 쉼터’는 문화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상인들이 11m² 규모의 빈 점포를 개조해 시 지원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시장을 찾은 주민들은 아무 때나 이곳에 들러 차를 무료로 마실 수 있다.

상설전시회나 깜짝 이벤트도 수시로 마련하고 있다. 가톨릭대 사진동아리 학생들이 찍은 재래시장 풍경을 담은 사진 20여 점이 쉼터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상인 6명으로 구성된 기타 동아리 ‘반올림’은 이곳에서 한 달에 두세 차례 공연을 한다.

시에서 파견한 화가들은 3만 원 이상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캐리커처를 무료로 그려주기도 한다. 또 어린이 고객에게 알뜰 구매 체험을 하도록 하는 ‘어린이 경제교실’과 일반인 대상의 한지공예 강좌가 시장에서 진행됐다.

이 시장에서는 9월부터 ‘공용 쿠폰’을 만들어 점포마다 일정액 이상의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쿠폰 30장을 모아 시장상인회 사무실로 갖고 오면 전국 재래시장에서 통용되는 온누리상품권 5000원권으로 바꿔준다. 그동안 발행된 쿠폰이 10만 장으로 1700만 원어치나 된다.

110여 개 점포의 상인들은 이웃돕기에도 선뜻 나서고 있다. 7월과 10월에 족발 양말 땅콩 등 각자 팔고 있는 상품을 내놓아 ‘깜짝 경매’를 실시했다. 판매수익금은 전액 시에 기부했고 시장 주변의 역곡1, 2동 주민센터를 통해 생활이 어려운 주민들에게 전달했다. 경매가 열리는 날 시장을 찾은 고객들에게는 떡이나 주먹밥을 무료로 나눠주었다.

상인들은 이 같은 시장 정보를 담은 소식지 ‘덤’을 9월과 11월 2호째 펴냈다. 또 상인 동아리 ‘YD필름’은 시장 영상물을 소재로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이들이 만든 영상물은 시장 중간에 설치된 대형 멀티비전을 통해 수시로 상영되고 있다.

고객의 불편을 덜기 위한 시장 자체 단속활동도 활발하다. 유모차 등을 밀고 다니기 편하도록 시장통로 폭을 4m 이상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5명이 한 조를 이룬 ‘상인 단속반’이 이를 점검하다 말싸움으로 번져 경찰서까지 가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이젠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4m 고객선’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시장을 찾는 고객이 지난해 하루 평균 1900∼2000명에서 최근 3500∼4000명으로 늘었다. 상인회 남일우 회장은 “도매시장만큼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 데다 유사상품 단속도 자체적으로 잘하고 있어 ‘물가안정 모범시장’으로 지정됐다”고 소개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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