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님 인사발령 났던데…” 한만호-檢 어색한 ‘노상 해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4일 0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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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불법 정치자금 9억여 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가 법정에서 번복해 위증 혐의로 기소된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가 3일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 2명과 3분가량 다소 어색한 '노상 해후'를 했다. 법정에서 말을 뒤바꾼 한 전 대표로 인해 한 전 총리 재판에서 진 담당 검사들과 한 전 대표가 비좁은 엘리베이터에 함께 탄 상황이 벌이진 것이다.

3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법 서관 5층 형사법정에서 40분가량 진행된 첫 재판에서 설전을 나눈 이들은 법정 밖 통로를 이용해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 수사검사 2명보다 2m가량 뒤에서 변호인과 걸어 나오던 한 전 대표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던 검사를 바라보자 먼저 다가가 말을 꺼냈다. 한 전 대표는 "○검사님 인사발령 났던데 축하…"라며 먼저 어색함을 깼다. 검사는 간단하게 인사를 한 뒤 시선을 정면으로 고정시켰다.

5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검사와 한 전 대표 및 변호인은 함께 같은 엘리베이터에 탔다. 9명이 탑승한 엘리베이터는 다소 비좁았다. 수사검사 바로 뒤에 서 있던 한 전 대표는 또 다시 검사에게 "○검사님은 어디…"라며 인사 발령을 물었다. 그러자 검사는 한 전 대표를 바라보며 "인터넷 검색하면 다 나와요"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1층에 도착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검사들은 서둘러 발걸음을 뗐다.

앞서 검은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한 한 전 대표는 검정색으로 염색한 머리에 비교적 혈색이 좋은 상태로 출석했다. 돋보기를 꺼내 재판기록을 검토하기도 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한 전 총리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 선고 결과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다 재판장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 변호인은 한 전 총리 항소심 사건 선고 이후로 이 사건 재판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관석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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