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비 맞고 암걸려 죽어라” 막말 교장 징계 받을듯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3일 10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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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청 “학부모, 교사 민원 대부분 사실로 확인”

제자에게 "방사능 비나 맞고 암에 걸려 죽어라"는 막말을 한 고창 모 초등학교 교장이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교육청 감사담당관은 "현장실태 조사 결과 학부모와 교사들의 민원 내용이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면서 "감사가 끝나는 대로 해당 교장에게 징계를 내리겠다"고 23일 밝혔다.

고창 M초등학교 A교장은 최근 인성대화 시간에 학생들이 떠들자 한 학생에게 "방사능 비나 맞고 암에 걸려 죽어라"고 말하는 등 폭언을 했다. 이 학생은 수치심을 느껴 등교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A교장은 지난해 봄 시청각실에서 현 대통령의 별명을 말한 학생을 주먹으로 때리고 귀를 잡아당기며 "대한민국에서 꺼지라"고 말했다.

A교장은 체육시간에 쓰레기를 줍지 않는 3학년 학생의 목덜미와 등을 손바닥으로 마구 때렸고, 부모에게 말이 전해지지 않게 학생의 누나를 불러 입단속을 시켰다.

이 교장은 교직원들에게 방학과 쉬는 토요일, 개교기념일 등 휴일에도 출근을 강요했고 화장실 문을 닫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교를 그만 두라"는 등 막말을 퍼부었다. 교감에게도 결재판을 던지며 고성을 질렀다.

또 학교 안내장에 "000학부모님이 닭 75마리를 지원해줬다"는 내용의 학부모의 협찬 내역을 공개해 위화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한 교사는 "교장의 계속되는 협박과 과도한 훈계, 신경질적인 행동 때문에 하루하루 힘들게 생활하고 있다"면서 "교직원 대부분이 스트레스를 받아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는 "A교장이 학생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고, 학부모에게 언어폭력과 물품요구를 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교직원도 교장의 비민주적이고 일관성 없는 학교운영과 부당한 업무지시로 심각한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보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A교장은 "폭언의 범주를 어디까지 보느냐에 따라 가치판단이 달라지겠지만 일부 행동에 대해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민원 내용이 과장된 부분이 많아 교육청 감사팀에 사실대로 말할 것이다"고 해명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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