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 형제와 아버지 돕고 싶어”… 세상은 아직 따뜻했습니다

  • 동아일보

■ ‘3부자 특별한 여행’ 본보 보도 뒤 후원신청 ‘밀물’

근이영양증을 앓는 박현민 씨 형제와 아버지의 사연을 보도한 본보 1일자 A8면.
근이영양증을 앓는 박현민 씨 형제와 아버지의 사연을 보도한 본보 1일자 A8면.
불치병인 근이영양증으로 투병하는 박현민(25) 현진 씨(19) 형제와 이들을 홀로 돌보는 아버지 박승훈 씨(51) 사연이 알려지자 함께 아픔을 나누며 돕고 싶다는 독자들의 후원 문의가 이어졌다. 이들의 제주도 여행을 주관한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과 본보에는 이날 하루에만 30여 건의 후원 신청이 들어왔다.

▶본보 1일자 A8면 참조
A8면 [Narrative Report]불치의 근육병 앓는 형제, 그들을 홀로 키운 아버지…


경기 안산시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 정모 씨는 이날 기자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지난달 현민 씨 형제처럼 근이영양증을 앓던 동생을 하늘나라로 보냈다”며 “기사를 보니 먼저 간 동생과 간병하느라 고생하신 부모님이 생각나 물질적 지원을 포함해 현민 씨 가족을 어떻게든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30여 명의 후원 신청자 가운데 20명가량은 물질적 지원을 약속하며 계좌번호를 물어왔다. 후원 의사를 밝힌 사람은 서울의 한 특급호텔 대표, 가정주부, 대학생 등 다양했다. 또 자원봉사 등을 통해 돕겠다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자신을 60대 아파트경비원이라고 소개한 한 후원자는 “내가 돈이 없어 경제적 도움은 못 줘도 몸은 아직 펄펄하다. 아버지가 아이들 데리고 외출하거나 씻길 때 나도 돕고 싶다”라며 연락처를 남겼다. 다슬기원액 제조 공장을 운영한다는 이모 씨는 “두 아들과 아버지 건강을 위해 다슬기원액이라도 기부할 수 있느냐”고 물어왔다.

기사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는 반응도 많았다.

은행원 설모 씨는 “기사를 보며 아버지가 생전에 너무 무뚝뚝하셔서 ‘사랑한다’는 말 한번 못해 본 일이 떠올라 많이 울었다. 추석이라 곧 아버지 묘소를 찾아뵐 텐데 현민 씨네 가족도 따뜻한 추석이 됐으면 좋겠다”며 선물을 보낼 주소를 물었다. 두 아들을 둔 교사라고 밝힌 윤모 씨는 “아이들이 공부를 안 해서 평소 야단을 많이 쳤는데 건강하고 밝게 자라주는 것만으로도 벅찬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며 “형제가 집에서만 지내면 많이 답답할 텐데 바깥세상을 볼 수 있도록 책을 보내주고 싶다”고 전해왔다.

직업군인 출신의 박모 씨도 e메일에서 “14년 전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이후 얼굴 보조개를 이용해 컴퓨터를 쓰는데 이 글도 보조개로 쓰는 중”이라며 “막상 휠체어 위에서 살아보니 그 형제들의 고통이 실감이 되고 현민 씨 가족이 사는 걸 보며 제가 더 힘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후원 문의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www.wish.or.kr) 02-3452-7474. 후원 계좌 하나은행 365-1004-1004-004, 예금주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