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시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 정모 씨는 이날 기자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지난달 현민 씨 형제처럼 근이영양증을 앓던 동생을 하늘나라로 보냈다”며 “기사를 보니 먼저 간 동생과 간병하느라 고생하신 부모님이 생각나 물질적 지원을 포함해 현민 씨 가족을 어떻게든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30여 명의 후원 신청자 가운데 20명가량은 물질적 지원을 약속하며 계좌번호를 물어왔다. 후원 의사를 밝힌 사람은 서울의 한 특급호텔 대표, 가정주부, 대학생 등 다양했다. 또 자원봉사 등을 통해 돕겠다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자신을 60대 아파트경비원이라고 소개한 한 후원자는 “내가 돈이 없어 경제적 도움은 못 줘도 몸은 아직 펄펄하다. 아버지가 아이들 데리고 외출하거나 씻길 때 나도 돕고 싶다”라며 연락처를 남겼다. 다슬기원액 제조 공장을 운영한다는 이모 씨는 “두 아들과 아버지 건강을 위해 다슬기원액이라도 기부할 수 있느냐”고 물어왔다.
기사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는 반응도 많았다.
은행원 설모 씨는 “기사를 보며 아버지가 생전에 너무 무뚝뚝하셔서 ‘사랑한다’는 말 한번 못해 본 일이 떠올라 많이 울었다. 추석이라 곧 아버지 묘소를 찾아뵐 텐데 현민 씨네 가족도 따뜻한 추석이 됐으면 좋겠다”며 선물을 보낼 주소를 물었다. 두 아들을 둔 교사라고 밝힌 윤모 씨는 “아이들이 공부를 안 해서 평소 야단을 많이 쳤는데 건강하고 밝게 자라주는 것만으로도 벅찬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며 “형제가 집에서만 지내면 많이 답답할 텐데 바깥세상을 볼 수 있도록 책을 보내주고 싶다”고 전해왔다.
직업군인 출신의 박모 씨도 e메일에서 “14년 전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이후 얼굴 보조개를 이용해 컴퓨터를 쓰는데 이 글도 보조개로 쓰는 중”이라며 “막상 휠체어 위에서 살아보니 그 형제들의 고통이 실감이 되고 현민 씨 가족이 사는 걸 보며 제가 더 힘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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