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오세훈시장 주민투표 홍보피켓 못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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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독려행위 중단하라”

피켓을 들고 주민투표 날짜를 홍보하던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제동이 걸렸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는 17일 오 시장 측에 “반복적으로 투표일이 적힌 피켓으로 홍보하는 것은 투표참여 독려에 해당하므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오 시장은 15일부터 시작해온 피켓 홍보를 18일 중단했다.

오 시장은 15일 광화문광장과 서울역 등을 돌며 ‘8월 24일은 주민투표일’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홍보전을 시작했다. 을지훈련이 시작된 16일은 건너뛴 뒤 17일 다시 을지로 입구 등에서 혼자 피켓을 들고 홍보 활동을 했다.

서울시는 오 시장이 투표일과 투표시간 등 주민투표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할 뿐 투표 참여를 독려하지 않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혀 왔다. 하지만 선관위는 오 시장의 이 같은 홍보가 일회성이 아니라 반복적이라는 점 때문에 사실상의 투표 독려 행위로 본 것이다.

이 때문에 주민투표를 앞둔 마지막 주말에 종교단체와 놀이시설, 재래시장을 집중 방문해 투표율을 높이려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피켓만 들고 있어도 시민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지만 ‘무장해제’ 상태론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특히 한나라당 유승민 최고위원이 18일 “오 시장이 당과 한 번도 상의한 적 없는 주민투표를 놓고 왜 당이 수렁에 빠지느냐. 중앙당이 지금이라도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게 맞다”고 한 것도 오 시장의 맥을 풀리게 만들었다. 오 시장의 한 측근은 “대선 불출마까지 선언했는데도 친박(친박근혜) 진영이 뒷짐을 지고 있어 투표에 어려움이 크다”며 “전쟁 중인 장수에게 당이 등에다 총을 쏘고, 심판(선관위)은 무기(피켓)를 버리라고 한다. 사면초가에 몰린 기분”이라고 말했다.

시장직 사퇴에 대한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주민투표에 대한 관심이 기대만큼 달아오르지 않을 경우 이르면 21일에는 ‘투표 결과에 따른 시장직 사퇴’를 할 것인지에 대해 태도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33.3%’는 279만5760명

한편 24일 치러지는 주민투표가 효력을 갖기 위한 투표인 수는 279만5760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는 18일 이번 주민투표 투표권자가 838만7278명으로 집계돼 투표 효력 기준인 투표권자 3분의 1이 이같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전체 투표수가 3분의 1에 미달하면 개표가 되지 않는다. 3분의 1 이상 투표에 참여해 단계적 무상급식 안과 전면적 무상급식 안 중 한 표라도 더 얻은 방안이 시행안으로 확정된다. 투표 결과 동수일 경우 두 가지 안 모두 채택되지 않는 것으로 처리된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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