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호 회장 “한진重, 부산 절대 안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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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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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출장 53일만에 귀국 회견… “정리해고 철회 불가”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10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뒤 침통한
표정으로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부산=최재호 기자 choijh92@donga.com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10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뒤 침통한 표정으로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부산=최재호 기자 choijh92@donga.com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10일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해 “회사의 생존에 필수적인 체질 개선 및 구조조정을 포기하고 경쟁력 없는 상태로 돌아가라는 것은 생존을 포기하라는 얘기”라며 정리해고를 철회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조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반 부산시청 브리핑 룸에서 가진 ‘대(對)국민 호소문 발표 기자회견’에서 “국민과 협력사에 심려를 끼쳐 사과 드린다. 하지만 영도조선소를 포기하거나 부산을 떠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2월 정리해고 문제로 ‘한진중공업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 조 회장이 공식석상에 나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나름 성의를 보인 조 회장

해외 출장에 나선 지 53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조 회장은 “구조조정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퇴직 대상자 400명 중 희망퇴직자(현재 306명)에 대해서는 자녀 2명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학자금 전액을 지원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대상은 현재 학생인 자녀뿐만 아니라 미취학 아동과 미래 자녀도 포함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조 회장은 3년 내 경영 정상화를 전제로 한 퇴직자 재고용도 약속했다. 그는 경영 정상화에 대해 “영도조선소는 규모가 26만4000m²(약 8만 평)밖에 되지 않아 세계적인 추세인 선박 대형화를 따라갈 수 없다”며 “영도조선소 규모에 걸맞은 특수선박을 수주해 특성화하겠다”고 밝혔다.

○ 영도조선소 정상화 가능할까

한진중공업은 최근 3년가량 신규 수주가 중단되면서 지난해 517억 원의 적자를 냈다. 특히 국내 최초 조선소인 영도조선소는 면적이 8만 평에 불과하다는 태생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빅3’ 업체의 조선소 면적은 500만 m²(약 150만 평)가 넘는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한진중공업이 중소형 특수 선박 위주로 신규 수주를 받아 가동을 시작한 뒤 생산성이 본궤도에 오르면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전환하는 것을 가장 실현 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세계 조선시장에서 대형 컨테이너선이나 해양 플랜트 등을 제외하면 수주 물량이 많지 않아 중소형 조선사들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게 문제다. 결국 한진중공업이 앞으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수주 물량을 늘려 가느냐가 사태 해결의 열쇠라는 게 조선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동영상=조남호, “정리해고 철회 의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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