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민주 “퍼주기식 4대공약 모두 폐지-수정”

  • 동아일보

자녀수당 폐지 여야합의 이어 고속도통행료 무료화 백지화

일본 민주당 정권이 2009년 총선 당시 내걸었던 ‘4대 공약’ 가운데 자녀수당을 폐지하기로 한 데 이어 나머지 3대 공약도 모두 폐지하거나 수정하기로 했다. 민주당과 제1, 2 야당인 자민당 공명당은 9일 3당 간사장회의를 열고 △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 정책에 필요한 예산을 내년부터 편성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또 고교수업료 무상화 및 개별농가 소득보전 정책은 내년 이후 어떻게 수정할지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주 여야가 자녀수당을 폐지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나온 조치다.

자녀수당과 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 고교수업료 무상화, 개별농가 소득보전 제도는 민주당이 2009년 총선 때 제시했던 핵심 공약이다. 민주당은 이들 공약에 대한 전폭적인 국민 지지를 바탕으로 반세기 만의 정권교체를 실현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집권 후 재원 마련이 어려워 공약 실천에 어려움을 겪었고, 야당은 이를 ‘퍼주기 정책’으로 규정해 폐지를 요구해왔다. 결국 야당의 요구에 민주당 정권이 두 손을 든 것이다.

민주당 정권이 자존심을 접고 야당 요구에 굴복한 것은 예산부족뿐만 아니라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피해복구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야당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4대 공약’의 폐지·수정을 약속하는 대가로 자민당과 공명당으로부터 적자공채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약속받았다. 이 법안은 대지진 복구에 필요한 돈을 우선 공채를 발행해 충당한다는 내용이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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