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 ‘장거리 손님 독점’ 택시기사 무더기 적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4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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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동아일보DB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동아일보DB
장거리 손님을 독점하기 위해 부산역을 근거지로 한 폭력성 조직을 만들어 다른 택시기사들을 폭행하고 부당이득을 챙긴 택시기사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4일 부산역 장거리 택시손님을 독점하기 위해 '폭력성 조직'을 만든 뒤 다른 택시기사들을 위협하거나 폭행해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택시기사 53명을 적발, 이 모 씨(47)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택시기사 45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4명에 대해선 체포영장을 신청해 검거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10월초 부산 동구 초량동에 있는 한 식당에서 부산역 장거리 택시손님을 독점하기 위해 전과가 있는 택시기사들 위주로 '코리아콜파'를 결성했다.

이들은 부산역 선상주차장에 머물면서 다른 택시들이 장거리 손님을 태우는 것을 막았다.

조직원 소속이 아닌 택시가 선상주차장에 들어오면 "나가라"고 위협했다. 말을 듣지 않으면 욕을 하거나 얼굴에 침을 뱉기도 했으며 밀거나 발로 차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들 택시기사는 시내 영업은 전혀 하지 않고도 올해 5월말까지 8개월간 2억5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말했다. 부산역에 내린 사람들 중 김해공항이나 해운대, 경남으로 가는 장거리 손님을 독점해 얻은 부당이득이다.

이들은 조직 소속 택시기사를 행동대장급과 행동대원급으로 나누고 다른 택시와 쉽게 구별하기 위해 따로 스티커까지 만들어 택시에 부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에게 폭행을 당한 택시기사만 50명 정도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택시기사 최 모 씨(69)는 지난해 11월 23일 낮 12시20분 경 부산역 선상주차장에 들어왔다가 "우리 구역에서 영업하지 마라"는 말과 함께 폭행당해 전치 3주의 상처를 입기도 했다.

경찰은 "코리아콜파는 다른 택시가 영업구역에 들어오지 못하게 한 공로에 따라 택시기사의 급을 나누고 내부규정까지 두는 등 일반 폭력조직 뺨치는 형태로 운영됐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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