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자율-외국어-국제고 다자녀 전형… 서울 올해부터 가구당 1명만 혜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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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자율형사립고 외국어고 국제고 입시에서 다자녀 전형 혜택을 출생 순서에 관계없이 가구당 1명에게만 주기로 했다. 지난해 입시에서 강남 3구 등 특정 지역 출신이 많이 합격하자 사회적 배려 대상자(사배자) 전형의 원래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다자녀 전형은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동참한다는 취지로 모든 시도가 지난해 신설했다. 세 번째 자녀부터 혜택을 주는 경기 등 다른 지역과 달리 서울은 첫째 자녀부터 모두 지원할 수 있어 자녀가 많은 중산층 이상 가구에 유리하다는 특혜 논란이 제기됐다.

특히 강남 쏠림이 지적됐다. 시교육청에 중학교별 다자녀 가구 현황은 없지만, 한국전력이 세 자녀 이상 대가족의 가정 전기요금을 깎아준 명세를 보면 다자녀 강남 쏠림 현상을 유추할 수 있다. 강남 3구가 대가족 할인 혜택을 받은 비율은 69.9%로 전국 평균(52.8%)을 웃돌았다.

▶본보 2010년 11월 26일자 A13면 참조
A13면 자율고 ‘다자녀’ 특혜논란


실제로 올해 신입생 가운데 사배자 전형 합격자는 송파(12.3%) 노원(11.8%) 양천(8.1%) 강남구(5.2%)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지난해 입시를 앞두고 학부모들 사이에는 다자녀 전형에 관한 문의가 빗발쳤다. 강북 A자율고 교감은 “목동에 사는 학부모가 그쪽 중학교는 다자녀 사정이 어떠냐고 물어왔다. 목동에는 다자녀 전형을 노리는 학부모가 많아 경쟁률이 높아 우리 학교에 지원하려던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B초 교감은 “대원국제중 다자녀 전형에 4명이 지원해 2명이 합격했다. 일반 전형(38명 지원 중 5명 합격)보다 합격률이 높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올해 입시부터 다자녀 전형의 지원 자격을 출생 순서에 관계없이 1명에게만 주기로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출산 장려를 위해 넣은 전형인데 어려운 계층을 돕는다는 사배자 전형의 취지에 어긋나 지원 자격을 1명으로 줄이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나 지원 자격을 1명으로 축소해도 여전히 부유한 가정과 특정 지역 출신에게 유리하다는 지적이 많다. 어느 중3 학생은 최근 국제고 지원자가 모이는 인터넷 카페에 “나와 동생 외에 삼촌이 엄마에게 양육권을 넘긴 여동생과 입양한 동생이 하나 있는데 다자녀로 국제고에 넣을 수 있느냐”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지난해 다자녀 전형 경쟁률이 일반 전형보다 높았다. 올해도 합격자 중에서 강남 3구 비율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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