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 방학 중 ‘초등교 유상급식’ 사실상 무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실시학교 한 곳도 없어

광주시교육청이 올 여름방학에 도입하려던 초등학교 유상 급식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광주시교육청은 11일 “이번 여름방학 기간 학교급식(점심)을 위해 지역 내 146개 초등학교에 관련 시행 지침을 보냈으나 이를 실시하기로 한 학교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방학 중 점심급식은 맞벌이 부부 자녀 등에게 영양과 위생이 보장된 급식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장휘국 교육감의 의지에 따라 추진된 것.

학생들의 부담으로 이뤄지는 유상급식인 만큼 희망자에 한해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등을 거치도록 했으나 처음부터 실효성 문제가 제기됐다. 우선 방학 중 점심 해결이 가장 절실한 저소득층, 결손가정, 조손가정 자녀 등이 급식 대상에서 제외된 것. 1만2000여 명에 이르는 이들은 자치구가 지급하는 쿠폰으로 시중 음식점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또 방학 중 출근해야 하는 조리사, 조리원 등의 반발과 특별학습 프로그램 하나 없어 학생들이 점심만 먹고 돌아가야 한다는 점도 시행의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이번 방학에 이뤄져야 할 시행지침을 지난달 13일에야 학교에 내려 보내 ‘졸속’이라는 지적까지 받았다.

학부모 김모 씨(45·서구 치평동)는 “방학 중에 점심 한 끼 먹이려고 날마다 학교에 보낸다는 것이 쉬운 일이냐”며 “현장의 분위기를 모르고 추진한 탁상행정의 본보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의 의견을 충분히 듣지 못해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