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시위 ‘물대포 해산’… 50명 연행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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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野의원등 7000명 참여… 이정희대표 한때 ‘최루액 실신’
회사측 “제3자 개입 말아야”

최근 노사합의를 거쳐 파업을 철회한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또다시 충돌이 빚어졌다. 이번엔 노사가 아니라 조선소로 진입하려던 ‘2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와 경찰의 충돌이다. 이들은 올 1월 16일부터 조선소 타워크레인에서 농성 중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을 지지하기 위해 2차 희망의 버스 150여 대를 타고 부산에 모였다. 현재 한진중공업 노사는 정상 조업 중이고 추가 노사협의회도 진행하고 있어 이번 사태를 두고 ‘외부 세력 개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지난달에 이어 2차 폭력 충돌


이날 2차 희망의 버스 전체 참가자는 전국 40여 개 지역에서 모인 7000여 명(경찰 추산)이다. 진보 및 노동단체 회원, 대학생, 일반 시민을 비롯해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정동영 권영길 의원, 노회찬 심상정 전 의원 등 정치인도 참가했다. 지난달 12일 부산에 온 1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는 700명이었다.

이들은 9일 오후 7시 부산역에서 집회를 열고 영도조선소까지 3.6km가량 야간 거리행진을 벌였다. 행진은 조선소를 700m가량 앞둔 봉래동 교차로 앞에서 경찰 93개 중대(7000여 명)와 경찰 차벽에 막혔다. 참가자들은 교차로 주변 차로를 점거한 채 타워크레인에서의 평화시위 보장을 요구했다.

10일 오전 2시 50분경 참가자들이 차벽으로 향하자 경찰은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를 쏘며 해산작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정희 대표는 최루액에 맞아 실신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김 위원을 만나지 못하고 이날 오후 3시 반까지 산발적인 집회를 벌이다 자진 해산했다.

○ “희망의 버스가 폭력과 갈등 조장” vs “희망의 버스가 희망”


한진중공업은 “김 위원이나 희망의 버스 참가자는 회사와 전혀 관계없는 제3자”라며 “최근 3년 만에 선박을 수주하고 경영 정상화를 이루려는 노사에 응원은커녕 폭력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진중공업 노조는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강경파는 “노사합의 자체가 전면 무효인 만큼 희망의 버스 방문이 큰 도움이 된다”고 밝힌 반면 온건파는 “평화적인 노사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부산지방경찰청은 이번 시위에서 경찰을 폭행하고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50명을 연행했다. 경찰은 “야간행진뿐 아니라 도로 곳곳을 점령해 중앙로와 영도구 일대에 극심한 교통체증을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또 “불법 야간시위가 계속돼 합법적인 방법으로 해산작전을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야권은 “경찰이 집회 참가자의 조선소 진입을 막으면서 차벽을 설치하고 국회의원을 향해서까지 무차별적으로 최루액을 뿌린 것은 있을 수 없는 횡포”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르면 이달 중으로 ‘3차 희망의 버스’ 방문이 계획돼 있어 한진중공업 문제를 둘러싸고 또다시 충돌이 예상된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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