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가 서울시의 2010년도 예산결산안을 승인하지 않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5일 ‘2010 회계연도 서울특별시 세입·세출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안’을 심사했지만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6일 열리는 예결특위에서 예산결산안을 승인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2010 회계연도 말 기준으로 시 부채가 4조9794억5900만 원으로 지난 회계연도에 비해 2943억1700만 원이 증가했다는 것이 이유다.
의회의 예산결산안 불승인은 국회는 물론이고 광역자치단체에서도 한 번도 벌어지지 않았던 일이다. 불승인으로 인한 법적 제재는 없지만 서울시는 재정운용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정치적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게 됐다.
서울시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일자리 확충, 서민생활 지원 등 지출을 늘리다 보니 적자재정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서강석 서울시 재무국장은 “시의회의 예산결산안 불승인은 정치적 공세”라며 “지난해만 부채가 늘어난 것도 아닌데 왜 극단적인 방법까지 쓰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서울시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자치구로 선심성 예산을 보내느라 지출이 크게 늘었지만 실제로는 구에서 돈을 쓰지 않아 조기 집행의 의미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서울시가 예산 조기 집행 성과를 올리기 위해 자치구에 1100억여 원을 더 지원하는 등 무리하게 재정을 운영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항도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5일 열린 예결특위에서 “그동안 서울시 재정에 여유가 있다 보니 다소 해이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원칙을 최대한 지켜가며 예산을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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