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의 관문, 마곡]<中>‘독일의 베네치아’ 함부르크 하펜시티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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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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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古都’에서 ‘떠오르는 수변도시’로

독일 함부르크를 관통하는 엘베 강을 따라 조성된 하펜시티. 오른쪽 건물의 아래층은 사무공간, 위층은 주거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왼쪽 뒤편에 공사가 진행 중인 건물이 오페라하우스가 들어서는 ‘엘베 필하모닉홀’이다. 함부르크=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독일 함부르크를 관통하는 엘베 강을 따라 조성된 하펜시티. 오른쪽 건물의 아래층은 사무공간, 위층은 주거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왼쪽 뒤편에 공사가 진행 중인 건물이 오페라하우스가 들어서는 ‘엘베 필하모닉홀’이다. 함부르크=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 19세기 네오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독일 함부르크 시청사에서 남쪽 방향으로 30분 정도 걸었을까. 시원하게 탁 트인 항구와 넘실대는 엘베 강이 한눈에 들어왔다. 강가에 자리 잡은 갈색 벽돌 건물들은 19세기 모습 그대로였다. 최근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곳은 바로 하펜시티. 항구시설과 창고로 가득했던 이곳에선 유럽 최대의 도심 재개발 사업이 아직도 한창 진행 중이다. 지난달 20일 찾은 이곳은 독일 물류의 중심지에서 ‘유럽의 동맥’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
○ ‘떠나는’ 항구에서 ‘돌아오는’ 항구로

독일의 북쪽에 위치한 항구도시 함부르크는 ‘독일의 베네치아’라고 불릴 정도로 도심 곳곳에 수로가 흐르고 있다. 항구 변에는 선박을 제작하는 도크와 제방이 있었다. 제방에는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건물들이 눈길을 끌었다. 하펜시티에 조성된 주거단지는 이미 함부르크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곳 중 하나로 부상해 있었다.

배를 타고 엘베강변을 지나다 보니 독특한 모양의 건물이 눈에 띄었다. 바로 내년 완공을 목표로 만들어지고 있는 ‘엘베 필하모닉홀’이었다. 오페라하우스와 호텔, 상업지구 등이 들어서는 필하모닉홀이 완공되면 하펜시티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 착공돼 2025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이 건물에는 63억 유로(약 9조4500억 원)가 투입된다.

이 재개발 사업은 ‘한물간’ 함부르크를 떠나는 이들의 발길을 돌리게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55만 m²(약 46만8875평) 터에 주거 업무 상업시설은 물론 문화시설과 학교, 공원까지 조성된다. 하펜시티가 완공되면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친환경도시로 자리매김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펼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2008년 2월 하펜시티를 방문한 적이 있다. 서울시가 강서구 마곡지구에 미래형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강가 주변 공간에 조성되는 하펜시티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특히 오 시장은 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시설에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펜시티는 개발 단계부터 방재계획에 따라 평균 수위로부터 7.5m 위에 만들어졌다. 강물이 불어나 잠길 수 있는 곳에 자리 잡는 건물은 슬라이드 방식의 두꺼운 철문이 보호막 역할을 한다.

물가에 만들어진 공원과 산책로는 항구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설계됐다. 유명 탐험가들의 이름을 따 만든 테라스들은 이미 이 지역 명물로 자리 잡았다. 이곳에 들어선 카페는 주변에 심어진 나무와 어우러져 편안한 휴식처가 됐다.

하펜시티에 입주할 예정인 함부르크대 건물 공사가 완료되면 도시의 매력은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함부르크 예술가들은 새로운 작업 장소와 전시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우베 카스텐슨 하펜시티 홍보 담당자는 “120년 넘게 항구도시의 역사를 이어온 함부르크는 하펜시티의 완공으로 21세기형 수변(水邊)도시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선… ▼
군용 비행장이었던 이펜부르흐 지역 ‘물’ 테마로 파격 디자인…


네덜란드 이펜부르흐에는 물길을 따라 쌓은 둑 위에 대규모 주거단지가 들어섰다.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다양한 색채를 사용한 주택이 눈에 띈다. 이곳에는 주민들을 위한 산책로와 휴식공간도 조성됐다. 이펜부르흐=강경석기자 coolup@donga.com
네덜란드 이펜부르흐에는 물길을 따라 쌓은 둑 위에 대규모 주거단지가 들어섰다.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다양한 색채를 사용한 주택이 눈에 띈다. 이곳에는 주민들을 위한 산책로와 휴식공간도 조성됐다. 이펜부르흐=강경석기자 coolup@donga.com
그물망 운하로 17세기 ‘유럽의 젖줄’로 불렸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이곳의 운하는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을 정도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네덜란드에서는 최근 암스테르담 운하에 인접한 알메러와 이펜부르흐가 배후도시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알메러 신도시는 암스테르담에서 동쪽으로 25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17만5000여 명이 거주하는 이 도시는 2030년까지 35만 명이 살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개발 초기단계부터 주거와 상업, 산업, 레저시설이 한꺼번에 들어서도록 설계돼 더욱 관심을 모았다. 운하 주변에 조성된 주거시설은 공원과도 인접해 있어 주민들은 현관문만 열면 자연과 만날 수 있다.

1990년대 군용 비행장으로 사용되던 이펜부르흐는 물을 테마로 한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재탄생한 지역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2015년까지 이곳을 75만 명이 거주하는 공간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로날트 코스터 헤이그 시 도시개발과장은 “규모가 큰 개발지역이지만 도시계획을 획일적으로 하지 않고 다양한 디자인으로 꾸밀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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