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시티투어용 2층 관광버스. 최근 시티투어 대행사의 이 차량에 대한 책임보험료 미납과 주정차 위반 등으로 가압류되기도 했다. 울산시 제공
“울산 대표 관광 상품인 시티투어마저….”
울산시로부터 시티투어 대행사로 지정받은 여행사가 시 보조금을 횡령하거나 차량 책임보험 미가입 등 갖가지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시는 이 회사와 시티투어 대행사 협약을 해지하고 새 사업자 모집에 나섰다.
울산남부경찰서는 최근 울산 시티투어 대행사인 T여행사가 울산시 보조금을 회사 운영경비로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로 이 회사 대표 이모 씨(49)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 등은 2005년 4월 4일부터 2009년 6월 30일까지 울산시 시티투어 사업을 위탁받아 운영하면서 매년 1억5000만 원에서 1억9000만 원 상당의 보조금을 받아 모두 50차례에 걸쳐 1억3000여만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홍보비 명목으로 인쇄업체나 광고영상물 제작업체 등에 실제 비용보다 많은 금액을 결제하고 돈을 돌려받는 방법으로 보조금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이 여행사가 운영하는 울산시티투어 2층 버스는 주정차 위반 등으로 가압류되기도 했다. 울산시의회 하현숙 의원(민주노동당)은 5월 열린 임시회에서 “울산시가 2009년 7억 원을 들여 위탁업체에 소유권을 넘겨준 울산시티투어 2층 버스는 현재 개인과 단체로부터 6건이나 가압류가 설정됐다”고 밝혔다. 가압류는 의무보험(책임보험) 미가입과 주정차 위반으로 남구에, 보험료 체납(2010년 9월∼2011년 2월, 103만4000원)으로 국민연금 남울산지사에, 임금과 퇴직금 청구 채권으로 여행사 전 직원에 의해 설정됐다. 심지어 지난해 8월 29일과 30일에는 책임보험료 미납으로 무보험 상태에서 관광객을 태우고 시티투어 버스를 운행한 사실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시는 T여행사에 시티투어를 위탁할 수 없다고 보고 새 사업자를 모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사업설명회를 11일 연다. 시는 새 사업자가 선정될 때까지 시민과 관광객의 불편이 없도록 기존 사업자가 계속 운영하도록 했다. 박맹우 시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울산의 얼굴로 자랑해온 시티투어의 대행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온갖 비리가 만연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감독 소홀에 대한 담당 공무원의 책임을 엄중히 물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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