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부인 사망사건’ 한국-캐나다 법의학 맞대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9일 06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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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대 법의학센터장 피고인측 증인 출석
검찰, 국과수 법의학자들 증인 채택

'의사부인 사망사건' 재판에 한국과 캐나다의 내로라하는 법의학자가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어서 법정 공방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29일 이 사건의 재판을 맡은 서울서부지법에 따르면 피고인 백모(31·의사) 씨의 변호인은 캐나다의 법의학자인 마이클 스벤 폴라넨(Michael Sven Pollanen) 박사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캐나다 토론토대 법의학센터장인 폴라넨 박사는 동티모르와 캄보디아, 카자흐스탄 등에서 법의병리학자로 근무했고 인도양 지역에서 발생한 쓰나미 현장에서도 일한 부검 전문가다.

이에 맞서 검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준석 법의학부장과 박재홍 법의관, 서울대 법의학과 이윤성 교수 등 당시 부검에 참여했던 법의관과 저명한 국내 법의학자들을 증인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두 나라 법의학 전문가들은 다음달 21일 오전 10시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리는 백 씨의 세 번째 공판에 나란히 출석해 증인신문을 받는다.

변호인 측은 시신으로 발견될 당시 부인 박모(29) 씨가 욕조 안에 누워 있던 자세와 직장온도 측정 결과, 몸 곳곳의 멍자국 등을 보면 박씨의 사망이 검찰의 주장대로 '목눌림에 의한 질식사'가 아닌 '이상 자세에 의한 질식사'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검찰은 증인들을 통해 시신 목 주위의 피부 까짐과 내부 출혈 등으로 미뤄 박 씨가 목이 졸려 숨졌을 개연성이 크다는 국과수의 소견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백 씨 측은 외국 법의학자의 증언이 무죄 판결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진 1995년 '치과의사 모녀 피살 사건'의 변론 과정을 '벤치마킹'했다는 얘기가 법원 안팎에서 나온다.

당시 외과의사 이도행 씨는 아침 출근 전 치과의사인 부인과 두 살짜리 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상급심에서는 '시신 상태로 사망시각을 정확히 밝히기 어렵다'는 외국 법의학자의 증언을 토대로 무죄가 선고됐다.

이에 앞서 다음달 7일 열리는 두 번째 공판에는 당시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던 마포경찰서 과학수사팀 소속 경찰관과 시신을 살폈던 검안의, 혈흔과 DNA 감정에 관여한 국과수 감정인 등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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