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다문화 어린이 ‘외갓집 나들이’ 신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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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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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교육청, 어머니 나라 방문후 수업 활용
베트남-필리핀-중국 등 8월까지 215명 참여

엄마 고국 방문하는 다문화 어린이 어머니의 고국이 베트남인 경북도내 초등학생들이 출국을 위해 경북도교육청에 모였다. 경북도교육청 제공
엄마 고국 방문하는 다문화 어린이 어머니의 고국이 베트남인 경북도내 초등학생들이 출국을 위해 경북도교육청에 모였다. 경북도교육청 제공
“필리핀은 섬이 7000개나 된답니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 많겠죠.” “베트남은 한국과 가까운 친구 나라라고 봐요. 베트남 친구들이 부러워할걸요.” “지도만 봐도 중국은 한국보다 훨씬 큽니다. 엄마의 고향입니다.” 27일 김해국제공항으로 가기 위해 대구에 모인 경북지역 다문화 가정 출신 초등학생들은 어머니가 태어난 나라에 처음 간다는 기대감에 들뜬 표정이었다. 학생들은 “다녀와서 친구들에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베트남 필리핀 중국 등 3개국으로 향한 초등학생은 95명. 8월 중순 태국을 포함한 4개국에 120명이 갈 예정으로 모두 215명이 ‘부모 나라 문화 탐방’에 참여한다. 엄마의 결혼으로 한국에서 태어났거나 현지에서 살다 왔는데 가정 형편 때문에 어머니의 고국에 가기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이다.

이 프로그램은 경북도교육청이 다문화 사회 교육을 위해 마련했다.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면서 학교에서도 다문화 교육이 활발하지만 더 생생한 교육을 위해 어머니의 나라를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추진한 것이다. 경북지역에 거주하는 1만여 다문화 가정의 학생(유초중고)은 현재 3001명. 2008년 1539명, 2009년 2055명 등 매년 500명가량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학생들은 지도교사와 함께 3∼5일 일정으로 어머니 고국의 문화재와 관광지, 학교 등을 살펴보고 돌아와 학교 수업에 활용할 예정이다. 경주 유림초교 4학년 김효진 양(11)은 “엄마가 필리핀에서 한국에 온 지 15년이나 됐지만 필리핀에 처음 가본다”며 “엄마가 태어난 나라니까 많이 보고 와서 엄마와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 40명, 필리핀 36명, 베트남 19명 등 3개 팀 학생들은 금방 친구가 됐다. 포항 오천초교 6학년 윤수지 양(13)은 “아름다운 필리핀의 모습을 사진에 가득 담아 와서 수업시간에 친구들과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포항 죽도초교 5학년 성한남 군(12)은 “어릴 때 베트남에 살다 한국에 와서 많이 낯설었는데 이제 학교생활이 즐겁다”며 “베트남 친구들에게 한국 자랑을 많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대구세계육상대회(8월 27일∼9월 4일)의 마스코트 ‘살비’가 그려진 열쇠고리를 몇 개씩 가방에 넣어 갔다. 경북도교육청이 대구세계육상대회조직위원회에서 지원받은 선물이다. 김장미 도교육청 교육과정과 장학사는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한국에서 지구촌의 큰 스포츠축제가 열리는 데 자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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