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대학-학과가 원하는 인재상은?… 지원학교 홈피에 힌트 있다!

입학사정관의 마음 사로잡는 자기소개서 작성 비법

《2012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수시모집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역대 최고수준으로 쉽게 출제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인 탓에 수능 성적 비중이 큰 정시모집보다는 자신의 경쟁력을 적극 어필할 수 있는 수시모집을 집중 공략하려는 수험생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수시모집 합격의 첫 번째 관문은 자기소개서다. 특히 입학사정관전형이나 특기자전형처럼 입학사정관이 평가에 관여하는 전형에서 자기소개서는 학교생활기록부, 포트폴리오와 함께 당락을 결정지을 만한 핵심 평가요소다.

여기 톡톡 튀는 자기소개서로 대입 입학사정관전형 공략에 성공한 11학번 선배 세 명이 있다.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김수겸 씨(19·여), 성균관대 사회과학계열 박성용 씨(19), 중앙대 철학과 이은홍 씨(19·여)가 바로 그 주인공.》
세 사람이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통해 입학사정관의 마음을 확 잡아당기는 자기소개서 작성 비법을 알아보자.

문항 1 전공을 선택하게 된 계기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기술하시오.
비법 1 단 한 가지 사례를 통해 나만의 스토리를 어필하라!

이은홍 씨 “진로 선택 모든 과정 담기보다 한가지 사실 명확히 적는게 중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다른 어떤 문항보다 중요한 문항. 입학사정관들은 이 문항을 통해 ‘학과 및 진로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큰지’ ‘혹시 점수에 맞춰 지원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기술내용의 핵심은 ‘구체성’. 진로를 선택하게 된 계기를 얼마나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입학사정관에게 어필하느냐가 관건이다.

중앙대 다빈치인재전형을 통해 철학과에 입학한 이 씨의 자기소개서를 살펴보자. 그는 고2 때 윤리철학 과목을 담당하던 담임교사의 영향으로 철학에 관심을 갖게 된 사실을 구체적인 에피소드와 함께 적었다. 이 씨는 자기소개서에 “고2 1학기 윤리철학 첫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우리가 꾸는 꿈은 진정으로 우리가 꾸는 꿈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를 통해 철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훗날 아이들에게 철학을 가르치며 철학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씨는 “진로를 선택하기까지의 모든 과정과 고민을 담기보다는 전달하려는 한 가지 사실만을 명확히 적는 게 중요하다”면서 “하나의 맥락을 가지고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어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항 2 자신의 성장과정과 가족환경에 대해 기술하시오.
비법 2 성장과정도 학과 특성에 맞춰 작성하라!

김수겸 씨 “학과 특성에 꼭 맞는 나만의 사례 통해 경쟁력 어필”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문항. 성장과정, 가족환경을 자신이 지원하려는 학과와 연계해 설명하기란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기술의 핵심은 ‘자신이 지원 대학 및 학과와 얼마나 어울리는 인재인가’를 보여주는 데 있다. 경희대 네오르네상스전형을 통해 정치외교학과에 합격한 김 씨는 “학과 특성에 꼭 맞는 나만의 사례를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어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씨의 자기소개서를 살펴보자. 그는 부모의 유학생활로 독일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2학년 때 한국으로 오게 되었던 경험을 기술했다. 자기소개서에는 ‘독일과 한국의 생활방식을 모두 경험하면서 서로 다른 문화를 하나로 융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 이는 세계무대에 나아가 꿈을 펼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정치외교학과의 특성에 따라 내가 ‘맞춤형 국제화 인재’임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내가 해당 대학, 학과가 추구하는 인재상과 정확히 들어맞는다는 사실을 근거를 들어 적극 어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자기소개서 작성 전 지원대학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는 과정은 필수다. 학과소개 혹은 대학 홍보자료를 살펴보다 보면 대학, 학과가 원하는 인재의 모습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문항 3 목표를 위해 노력했던 과정과 역경 극복 사례를 서술하시오.

비법 3 진정성 있는 스토리로 문제해결능력을 어필하라!

박성용 씨 “어려움을 기회로 전환시킨 진정성 있는 스토리가 중요”

수험생이 가장 곤란해 하는 문항. 역경 극복 사례를 서술하기 위해선 자신의 단점이나 어려움에 처했던 상황을 일정 수준 드러내야 하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혹시 내 약점이 합격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까’라는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서술내용의 핵심은 ‘솔직함’이다. 입학사정관들은 지원자가 지닌 약점보다는 ‘문제해결능력’ 자체에 주목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성균관대 리더십전형을 통해 사회과학계열에 합격한 박 씨의 자기소개서를 살펴보자. 그는 고교 시절 전교 학생회장에 지원했는데, 공교롭게도 단독후보가 되는 바람에 무투표로 당선된 뒤 친구들 사이에서 ‘낙하산 회장’이라는 오해를 받았던 일을 소개하면서 이를 극복해 나간 과정을 적었다. 박 씨는 자기소개서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학생회장이 되어 경기도 호국연수원에서 열린 리더십연수에 참여했다. 다른 학교 학생회장들이 적극적인 활동을 해온 사실을 알게 되면서 느끼는 바가 많았다. 학교로 돌아온 뒤 솔선수범하는 학생회장이 되기 위해 매일 아침 등교 시간보다 한 시간 먼저 등교해 학교 주변을 청소했다. 이 같은 모습을 본 친구들의 오해가 풀리기 시작했고 나아가 많은 프로그램을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진행할 수 있었다.’

박 씨는 “어려움을 기회로 전환시킨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토대로 작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