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상판리 법주사 입구에 있는 ‘정이품송(正二品松·천연기념물 103호)’ 유전자가 영구 보존된다.
16일 보은군에 따르면 군(郡)은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자원유전부와 함께 수세(樹勢) 약화로 고사위기에 처한 정이품송의 혈통보전을 위해 맞춤형 화분(花粉·꽃가루) 혈통보존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꽃가루가 날리기 전인 지난달 중순 정이품송에서 200mL가량의 꽃가루를 채취했다. 이 꽃가루는 건조와 밀봉과정을 거쳐 영하 18도에서 과학원 내 유전자은행에 영구 보존되며, 수정 실험 등에 쓰일 예정이다. 이에 앞서 과학원은 2001년 정이품송에서 채취한 꽃가루를 강원 삼척시 준경릉(濬慶陵)의 소나무에 수정시켜 58그루의 장자목(長子木·양친에 대한 정보가 밝혀진 첫 번째 자식)을 생산했다. 부계(父系)에 의한 나무 혈통보존 사례로는 세계 처음이다. 보은군 관계자는 “고령(600∼800년생으로 추정)에다 병해충과 자연재해 등으로 본래의 모습을 잃은 정이품송의 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보존사업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높이 16m, 나무 둘레(지상 1m에서 잰 것) 4.7m인 정이품송은 조선조 7대 임금인 세조(재위 기간 1455∼1468년)가 탄 가마가 무사히 통과하도록 가지를 들어올려 벼슬을 받았다는 전설과 원추형 대칭으로 전 국민으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1962년 12월 23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으나 1980년대 중반 솔잎혹파리에 감염되면서 수세(樹勢)가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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