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게이트]은씨 “사실과 다른 보도 많아… 진실 밝혀질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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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없이 검찰 출두

29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 나타난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은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변호인 없이 홀로 대검 청사에 도착한 은 전 감사위원은 취재진의 질문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는 등 겉으로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지만 긴장을 애써 감추려는 표정이 역력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에 하늘색 넥타이를 맨 은 씨는 담담한 표정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모든 진실은 사법절차에 따라 밝혀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그동안 사실과 다른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진실은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감사위원을 사직한 이유에 대해서는 “감사원 조직에 누가 되지 않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포토라인에서 3, 4차례 이어진 질문에 대답한 뒤 사진기자들에게 “이제 들어가도 될까요”라며 먼저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는 부산저축은행그룹으로부터 1억5000만 원의 금품(형이 받은 봉급 포함)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은 씨를 상대로 30일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검찰은 은 씨를 상대로 관련 진술 내용과 금품수수 등 혐의사실을 직접 확인한 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은 씨는 자신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26일 감사원에 사표를 제출해 수리된 뒤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변호인과 함께 검찰 수사에 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은 씨는 금품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은 씨가 부산저축은행그룹에서 감사원 감사 결과 무마 등의 청탁을 받은 뒤 브로커 윤여성 씨(56·구속) 등과 e메일과 문자메시지 등으로 대책을 의논한 일부 단서를 포착했다. 은 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방침이 정해진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은 씨가 구속되면 검찰의 정관계 로비수사는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또 다른 감사위원 A 씨에 대해서도 부산저축은행그룹의 감사 결과 무마 로비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데다 부산저축은행그룹 대주주들이 은 씨를 통해 여당 고위 인사에게 로비를 한 정황도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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