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中선로부품, 국산 속여 납품… 44만개 중 36만개가 ‘짝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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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7곳 철도공사에 쓰여… 업체대표 등 5명 적발 조사

전국 17개 구간의 철도 선로에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부품이 시공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는 26일 중국산 부품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납품한 철도용품 제조업체 E사 문모 대표(46)와 업체 관계자 등 4명을 적발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철도시설공단, 서울시도시기반시설본부 등이 발주한 전국 각지의 선로 신설·보수공사에 국산 부품을 납품하면서 이 중 상당수를 단가가 낮은 중국산으로 대체해 판매한 혐의다.

이들이 납품한 부품은 레일과 침목을 고정하는 레일체결장치 중 코일스프링클립으로 불량제품을 시공할 경우 탈선 등 대형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이 부품은 감리업체가 한국철도표준규격에 맞춰 제품 성분을 분석하고 생산 공장에 대한 현장 실사까지 거쳐 검수한 뒤 합격한 제품만 납품하도록 하고 있다. 문 대표 등이 납품한 제품은 동순천∼광양 궤도 부설 공사, 덕소∼원주 복선전철 궤도 부설 공사,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궤도 공사, 섬진강 기차마을 선로 교체 공사, 군용철도 공사 등 전국 17곳의 철도 선로 공사에 쓰였다.

경찰 조사 결과 문 대표 등은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에 이 부품 44만 개를 납품했으며 이 중 36만 개가 중국에서 만들어진 부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산 부품은 개당 1800원이지만 중국산은 개당 1280원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달 25일 경찰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8개 공구에 쓰인 22만9317개 부품에 대해 회수조치를 내려 현재 6개 공구에 시공된 11만6954개를 교체한 상태다. 다음 달 5일까지 나머지 부품을 전량 교체할 계획이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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