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내고장 둘레길/청주 상당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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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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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어깨 따라 세운 성벽 4.2km… 조망 일품

충북 청주시민들의 휴식처로 각광을 받고 있는 상당산성 둘레길. 성벽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충북 청주시민들의 휴식처로 각광을 받고 있는 상당산성 둘레길. 성벽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청주 상당산성.

‘도심 가까운 곳에 이처럼 좋은 곳을 갖게 된 것은 행운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청주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곳이다. 봄가을 주말에는 최대 1만여 명이 이곳을 찾는다. 청주의 ‘어머니 산’인 우암산을 비롯해 것대산 백화산 이티봉 등 동서남북의 얕은 산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상당산성은 백제 때 토성이었던 곳에 통일신라시대 김유신 장군의 셋째 아들이 쌓았다는 설이 전해져 온다. 백제의 상당현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추정된다. 충청도 병영이 조선 효종 2년(1651년)에 충남 해미에서 옮겨온 뒤 숙종 42년(1716년) 대규모로 수축돼 지금까지 보존돼 왔다. 조선 중후기의 대표적인 석성(石城)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극 ‘태왕사신기’와 ‘대조영’, 드라마 ‘카인과 아벨’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상당산성 둘레길은 총 4.2km. 남문 못 미쳐 마련된 주차장에서 남문으로 오르거나, 한옥마을 앞에 차를 세운 뒤 산성저수지를 끼고 난 길을 따라 나무계단으로 오를 수 있다. 남문∼남암문∼서문∼동암문∼동문∼동장대∼남문으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가 가장 기본적이다. 1시간 정도 걸린다.

남문 밑 주차장에서 출발하면 곧바로 널따란 잔디밭이 눈에 들어온다. 돌계단 길을 조금 오르면 남문에 도착한다. 이때부터 성벽 위 길을 따라 본격적으로 걷게 된다. 남암문까지의 500m 구간은 내내 가파른 경사가 이어진다. 시원한 조망을 원한다면 성벽 위 길을, 햇볕을 피하려면 바로 오른쪽 소나무 숲 그늘 길을 선택하면 된다. 중간 중간 길이 트여 있어 두 길을 번갈아 가는 것도 좋다. 남암문과 그 아래는 해맞이 명소로도 유명하다. 해마다 1월 1일이면 새벽부터 사람들이 몰려와 발 디딜 틈이 없다.

남암문을 지나면서부터 성벽 둘레길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짧은 오르막 내리막이 계속 이어져 있다. 화강암으로 된 수직성벽은 높이가 2∼4m 정도다. 가파른 산비탈에 세워져 있지만 성벽 위로 탄탄하게 다져진 흙길이 대부분이어서 걷기도 편하다. 이 때문에 어린이나 노인들도 쉽게 눈에 띈다.

서문까지의 1.1km 구간은 걷는 내내 조망이 일품이다. 청주시 전체가 한눈에 쏙 들어온다. 맑은 날이면 천안까지도 볼 수 있다. 동암문을 거쳐 동문, 출발지인 남문으로 가는 구간 곳곳에 쉼터가 마련돼 있다. 잠시 앉아 있으면 종종 다람쥐를 만난다. 멧돼지가 먹이를 찾으며 파놓은 흔적도 곳곳에 있다. 동장대 아래 한옥마을로 내려오면 걷기가 끝난다.

경부나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청주시내로 들어온 뒤 명암유원지를 지나 산성1터널과 2터널을 거쳐 오면 된다. 구불구불 운전하는 재미를 원한다면 명암유원지∼청주박물관∼청주동물원∼명암약수터∼산성고개를 거쳐 오면 좋다. 대중교통은 청주체육관에서 상당산성까지 운행하는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산성 아래 한옥마을에는 맛집이 넘쳐난다. 토종닭백숙 손두부 빈대떡 막걸리 등 어느 집을 선택해도 후회하지 않을 듯하다. 대통령 옛 휴양시설인 청남대와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촬영지인 수암골, 상수허브랜드 등도 바로 인근에 있어 가볼 만하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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