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논현한화지구 공공시설 부실시공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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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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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구의회 “쓰레기시설-문화예술회관 등 전면 개보수 않을 땐 인수 거부 운동”
한화건설 “區와 협의 거쳐 통상수준 넘어 지었는데…”

한화건설이 지은 인천 소래·논현 도시개발사업지구 내 공공시설물에 대한 부실 시공
논란이 일고 있다. 인수인계를 앞두고 시설 점검이 이뤄지고 있는 고래 형상의 남동문
화예술회관과 호수공원.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한화건설이 지은 인천 소래·논현 도시개발사업지구 내 공공시설물에 대한 부실 시공 논란이 일고 있다. 인수인계를 앞두고 시설 점검이 이뤄지고 있는 고래 형상의 남동문 화예술회관과 호수공원.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한화건설이 시행한 인천 소래·논현 도시개발사업지구에서 공공시설물 인수를 둘러싼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한화건설이 건립한 쓰레기자동집하시설, 남동문화예술회관, 호수공원 등에 대한 부실시공 논란이 일면서 인수 거부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남동구의회는 ‘논현한화지구특별점검위원회’를 구성해 현장조사에 나섰다.

○ ‘분양사기’ 주장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연상케 하는 예술회관과 호수공원을 조성한다는 분양 광고를 해놓고 조잡하기 그지없는 시설을 만들었습니다. 대기업이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남동구의원)

한화건설이 수도권 관광명소인 소래포구 인근에서 시행한 총 1만2344채 규모의 대단위 도시개발사업지구인 에코메트로 아파트단지. 2009년 7월부터 입주가 본격화됐고 도로, 공원, 관공서 등 도시기반시설 준공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일부 시설에 대한 부실시공 논란이 거세다. 이 가운데 쓰레기자동집하시설은 밸브 하자로 쓰레기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전면 교체되고 있다.

소래포구 바다와 가까운 남동문화예술회관과 호수공원도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고래 형상의 남동문화예술회관은 알루미늄 패널이 심하게 휘어 외관이 매끄럽지 않다. 또 바닥 등 마감 건축재가 예술 감각과 동떨어진 저급한 소재이고, 조명기기 등 공연시설이 수준 이하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문화예술회관 앞 4만1720m²의 호수공원은 조경시설을 거의 갖추지 않은 채 옛 유수지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지적이 잇따르자 한화 측은 이달 말까지 나무와 꽃을 새로 심기로 했다. 남동구의회 논현한화지구특별점검위원회 조오상 위원장은 “문화예술회관이 찌그러진 깡통처럼 보이고 호수공원엔 토사가 마구 유입되고 있다”며 “한화건설이 무상 기부시설을 너무 엉터리로 지어 전면 개보수하지 않는다면 인수 거부를 위한 시민서명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과잉투자 반론

“설계 단계에서부터 인천시, 남동구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공공시설을 신축했습니다. 무상으로 기부하는 시설 규모가 통상의 범위를 넘어섰지만 모두 수용했습니다.”(한화건설)

한화건설도 할 말이 많다. 남동문화예술회관의 경우 당초 협약한 200여억 원대의 건축비 한도 내에서 설계를 했고 관람석을 최대한 늘려 703석의 대공연장과 194석의 소공연장을 갖췄다는 것.

호수공원은 환경영향평가 때 철새 도래지인 것으로 드러나 원형을 보전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한화 측의 설명이다. 또한 일부 시설이 하자로 나타날 경우 하자 보수 이행보증금을 냈기 때문에 1∼5년은 무한 수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화 측은 통상 수준을 넘어선 무상 기부에도 볼멘소리를 한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통상 50%인 개발용지 기부 비율이 소래논현지구에선 64%에 이른다”며 “학교 6곳, 환승주차장, 소래포구 축제장 등 여러 용지를 내놓은 만큼 더는 내놓을 개발이익금이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남동구는 해당 부서별로 소래·논현지구 기반시설을 점검하고 있으며, 하자 보수 등에 대한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에는 다음 달로 예정된 도시기반시설 인수를 미룰 방침이다. 이럴 경우 남동문화예술회관 등의 개관 일정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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